[시온의 소리] '스우파'가 한국교회에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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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할 때 사람들은 빛난다.
정형화된 일상의 균열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그러한 삶이 성실함의 발로인지 게으름의 변명인지를 묻게 만든다.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 아프고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체취가 그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모두 배어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춤을 사랑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기회를 소홀히 여기지 않고 걸어왔던 이들은 주어진 무대를 완전히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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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할 때 사람들은 빛난다. 정형화된 일상의 균열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그러한 삶이 성실함의 발로인지 게으름의 변명인지를 묻게 만든다. 새로운 시도를 기꺼이 하게 만들고, 자신이 세운 기준에 도달하고자 고난의 굴에 스스로 들어간다. 그들은 동류(同類)를 만나면, 금방 알아본다.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 아프고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체취가 그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모두 배어있기 때문이다. 최근 그런 이들을 만났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라 불리는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이다.
스우파는 국내 한 음악전문채널이 만든 여성 댄서 배틀 프로그램으로 올해 하반기 시작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대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의 영상 클립은 물론이거니와 각종 관련 게시물이 SNS를 장악했다. 일명 백업 댄서로 불리는 이들이 주연으로 나서 경연을 벌인다. 총 8개팀이 배틀을 통해 자신들의 댄스 실력을 겨뤘다. 경연 초반에는 서로를 자극하고 경쟁하는 기 싸움으로 보이는 장면이 나왔고, 이런 장면은 이제껏 보아왔던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과 다를 게 없었다.
그런데 댄서들 스스로가 경쟁을 넘어서는 서로의 무대에 대한 감탄과 존중을 보여주고, 한 번의 무대에 쏟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스트릿’이라는 말에 담긴 막춤의 이미지를 걷어냈다. 이들은 창의성과 실험정신으로 높은 완성도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들의 무대가 더해갈수록 관련 영상의 댓글은 기존에 정치, 사회면에 달리는 악성 댓글과 달리 MZ세대의 응원과 이들을 향한 열광적인 지지로 가득하다.
스우파의 이러한 성취는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낸 제작진의 기획력이 절반을 차지한다. ‘가수’ 중심의 시선을 ‘댄서’로 옮기며 무대의 다양성을 획득해 낸 것이다. 기존처럼 가수를 내세웠다면, 대중은 동일하게 댄서를 보조적인 역할로 인식했을 것이다. 오롯이 무대의 중심에 댄서를 세움으로써 시청자들이 이들의 서사에 집중할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을 채워갔던 것은 바로 출연자들의 실력과 열정, 경쟁자임에도 불구하고 댄서로서의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였다. 오랜 시간 춤을 사랑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기회를 소홀히 여기지 않고 걸어왔던 이들은 주어진 무대를 완전히 장악했다. 경연에서 진다 해도 그것을 패배의 낙인으로 삼지 않고, 다음 무대를 향한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는다. ‘배틀’을 ‘축제’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전까지의 익숙한 시선 대신 새로운 눈을 떠 궤도를 수정한 이들로 인해 복음은 널리 전파됐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는 말씀에 순종해 이방인을 향한 복음의 문이 열렸다.(행 10:15) 그리스도인을 핍박했던 자신을 택해 그리스도를 전하라고 하셨을 때, 그것을 은혜로 알고 자신을 가장 작은 자로 여기며 순종한 한 사람으로 인해 복음은 유럽에 당도했다.(고전 15:9) 새로운 시선에 비친 변화의 가능성을 수용할 때, 생명의 역동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약하다’ ‘부족하다’는 시선으로만 젊은세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취업난’ ‘주택난’과 같은 몇 가지 단어로만 젊은세대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배움을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리더가 있는가. 코로나19를 겪으며 젊은세대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스우파가 던지는 질문이다.
성현 목사 (필름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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