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KT먹통..디지털 블랙아웃 공포
국가기간통신망, 삶과 직결
민영 KT 공공성 되돌아봐야
1. 국가기간통신망 KT가 먹통이 됐습니다. KT 인터넷 서비스가 25일 오전 11시20분 올스톱됐습니다.
40분간 전국에서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원격수업이나 카드결제 등 각종 업무시스템 IPTV와 일부 전화까지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피해는 다양하고 광범합니다.
2. 우리나라는 세계최고 수준의 디지털 강국입니다.
모든 사람과 사물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로 급속히 달려왔습니다. 최근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외부와 접속하는 언택트(untactㆍ비대면) 방식이 강요되면서..인터넷 의존이 실생활 깊숙히 파고 들었습니다.
3. 이런 상황에서 터진 디지털 블랙아웃은 당황스럽습니다.
더욱이 KT는 국가기간통신망입니다. 나라의 근간이 마비된 셈입니다. 정부(체신부)에서 공기업을 거쳐 민영화된 KT인지라 공공기관, 학교, 군사안보 관련까지 주요 공공 통신망이 모두 의존하고 있습니다. KT는 2018년 지하 통신구 화재사건으로 한바탕 재앙을 초래한 적이 있습니다.
4. 이번의 경우는 라우팅(routing) 오류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네트워크 경로설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말인데..많은 데이터를 서로 잘 주고받게 연결해주는 기능에 문제가 생겨..어느 한 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과부하가 생겼고..그 쪽에서 에러가 발생하면서 통신망 전체가 막혔다는 설명입니다.
라우팅은 기계(라우터)가 자동으로 합니다. 따라서 기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지, 운영하는 사람이 잘못했는지는 밝혀야 합니다.
5. KT는 처음에 과부하 현상을 보고 ‘디도스(DDoS)공격’이 원인이라고 추정하는 실수를 했습니다.
디도스는 특정 사이트에 집중접속, 통신량을 한꺼번에 늘려 서버를 다운시키는 해킹입니다. 북한이 자주 사용하는 원시적인 방식입니다. 전문가들은..KT정도 규모의 통신망을 전국 동시에 마비시키는 디도스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북한 탓이 아니라는 얘기죠.
6. 디지털시대에 기간통신망의 중요성은 절대적입니다.
1990년대말 IMF 사태와 신자유주의 태풍 속에서 KT가 민영화되었습니다. 우려하던 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KT 새노조는 25일 먹통사태에 대해‘통신사업자로서의 기본도 충실히 하지 않고 수익성 위주의 사업에만 집중하다보니 벌어진 어처구니 없는 장애’라고 주장했습니다.
7. 새노조의 주장이 시사하는 대목은..수익에 치중하느라 기간통신사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민영기업이 되면 수익성이 최우선이 됩니다. KT가 최근 ‘탈 통신’을 주장하면서 드라마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으로 수익을 올리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지만..본업인 통신, 특히 국가기간망의 기능을 소홀히 한다면 문제가 큽니다.
8. ‘나는 연결되어 있다.고로 존재한다’고 말할 정도로 인터넷통신망은 절대적입니다.
민영화된 KT가 국가기간통신망으로서의 공공성을 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따져봐야 합니다. 통신망은 민간기업의 수익성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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