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인산철' 배터리 만든다" 선언..中 업체에 도전장

김경미 2021. 10. 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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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3분기에 GM 리콜로 영업익 19.6% 감소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7월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 뛰어든다. 앞서 SK온도 LFP 배터리 개발 계획을 언급한 바 있어 K-배터리의 중저가 배터리 시장 공략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모회사인 LG화학의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LFP 양극재를 전기차용으로 개발·양산한 바 있다”며 “소재의 장점을 고려해 공간과 무게 제약이 없고 비용 경쟁력이 중요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이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는 것은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저가 모델에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도입하고 있어서다. LFP 전지는 NCM(리튬·코발트·망간) 등 국내 업체가 주력하는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20~30%가량 저렴하다. 값비싼 코발트 대신 저렴한 철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원자재 수급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LFP 배터리가 사업 다각화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LFP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낮아 장거리 주행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현재 LFP 배터리는 CATL과 BYD 등 중국 업체가 주로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LFP 배터리 시장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매킨지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LFP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10%에서 2030년 30%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 전무는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 대비 원가 경쟁력이 있어 저가 전기차(EV) 분야에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며 “다만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은 단점이 있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숙제”라며 “단점을 극복할 또 다른 코발트 프리 기반의 저비용 양극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볼트EV 배터리 리콜과 관련해 향후엔 대규모 리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장 전무는 “최근 생산하는 배터리 제품의 경우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진단 소프트웨어를 통해 불량품 선별이 가능하도록 진단 기능을 강화하는 설계를 적용했다”며 “과거와 같은 대규모 리콜이 반복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장 전무는 “내년까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영향이 있지만 전기차 전용 신규 모델이 지속적으로 출시돼 시장 성장세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능력을 430GWh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투자 규모는 6조원 후반대”라며 “내년에는 ESG 비즈니스 강화, 친환경 소재 투자 등으로 올해보다 투자 규모가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에 대해선 “GM 리콜 이슈 등으로 일정이 지연됐지만 재개했다. 남아있는 IPO 절차를 충실히 진행하겠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 3분기 실적.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편 LG화학은 이날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 10조6102억원, 영업이익 72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6%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이다.

석유화학부문에서는 매출 5조6301억원, 영업이익 1조869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배터리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4조274억원을 올렸지만 제네럴모터스(GM)의 리콜 결정으로 충당금을 추가 반영하게 돼 37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일회성 요인(리콜 충당금)을 제외하면 매출 성장과 견조한 이익 창출 능력을 이어가는 추세는 변함이 없다”며 “친환경 지속가능성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전지 소재 사업을 추가로 확대해서 성장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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