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 라더니"..KT 먹통사태 원인은? 인재 가능성

조슬기나 2021. 10. 2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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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25일 발생한 유무선 인터넷 망 마비의 원인을 당초 '대규모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다가 2시간여만에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로 정정했다.

KT는 이날 오후 2시 30분경 공식 입장을 통해 "우선 통신 장애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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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KT는 25일 발생한 유무선 인터넷 망 마비의 원인을 당초 '대규모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다가 2시간여만에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로 정정했다. 결국 이번 먹통 사태 역시 예방 가능했던 '인재'였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KT는 이날 오후 2시 30분경 공식 입장을 통해 "우선 통신 장애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먹통 사태 직후 위기관리위원회를 가동하며 "오전 11시께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던 것에서 정정한 발표다.

KT가 이날 접속 장애의 이유로 밝힌 라우팅은 네트워크 내에서 통신 데이터를 전송할 경우 최적의 경로를 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신사들은 이를 통해 대규모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인터넷망이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한다. 아직 KT는 구체적으로 어떤 경위로 라우팅 오류가 발생했는지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KT가 초기 디도스로 추정한 이유를 '트래픽 과부하 발생'이라고 언급한 만큼, 라우팅 관련 설정치가 잘못 지정돼 트래픽이 특정 네트워크로 쏠렸을 수 있다는 추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라우팅 설정치가 잘못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디도스 공격과 비슷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상 라우팅 작업은 매뉴얼에 따라 사전 설정된 값을 기초로 자동화된 설비가 맡는다. 이번 사고가 설비 차원의 오류인지, 관리자의 설정 실수인지, 기기 교체나 점검 작업 도중 일어난 것인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섣불리 디도스 공격을 원인으로 언급한 KT의 초기 대응이 잘못됐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신중한 원인 파악으로 불필요한 혼선을 막았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디도스는 악성코드를 감염시킨 좀비PC를 활용해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사이버 공격을 가리킨다. 지난 4월 네이버 뉴스와 카페 등에서 접속 오류가 발생했을 당시 디도스 공격 가능성은 반나절이 지나서야 언급됐었다.

KT의 제2노조인 KT 새노조는 이날 ‘KT 전국인터넷 마비 사태, 경영진이 책임져야할 심각한 사안’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라우팅 오류이면 휴먼에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내부 직원들의 의견"이라며 "100년 통신기업에서 휴먼에러로 전국 인터넷 통신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게 지금의 KT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KT 새노조는 "국가기간통신을 담당하는 국민기업의 노동자로서 우리는 깊은 자괴감을 느끼며 이에 대한 명명백백한 원인과 경영 구조 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56분 정보통신사고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하고,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KT에게 이용자 피해현황을 조사하도록 했고, 사고 원인 조사 후 재발방지 대책 등 후속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접속 장애는 오전 11시20분께부터 약 40분간 서울과 수도권, 충청·호남권은 물론 제주도까지 전국에 걸쳐 나타났다. 인터넷 검색부터 증권거래시스템, 상점의 결제시스템 이용 등 KT 인터넷 전반에 걸쳐 서비스가 불통됐다. 일부 가입자는 일반 전화통화도 되지 않는 등 장애가 확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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