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문제냐, 표현의 자유냐..김어준 발언에 언론학계도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방송인 김어준씨의 노골적 지지 발언에 대해 언론학자들도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방송인의 도덕적 문제”라는 의견과 “표현의 자유”란 주장이 공존하는 형국이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씨는 22일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의 ‘김어준의 다스 뵈이다’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줄도 없는 사람”이지만 “돈으로부터도 빽으로부터도 줄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의 실력으로 돌파”한 길을 걸었다고 평하며, “그 길로 대선후보까지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더 귀하지, 없어. 그래서 이재명이 우리 사회의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는 것”이라며 추켜세웠다. 이어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해”라며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사회통념상 비판받을 일”이라며 “해외 유명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들이 다른 채널에서 개인의 정치적 발언을 하는 건 내가 알기로는 없다”고 말했다. 또 “TBS에서 발언한 게 아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로 주장할 수 있다”면서도 “공영방송이라면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를 선정할 때 정치적 중립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출연재단인 TBS는 전체 예산 중 70% 이상이 서울시의 지원으로 이뤄져있다. 한 교수는 이어 “미국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극단적인 방송이 많지만, 세금이 투입되는 방송이 적어서 논란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경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ㆍ미디어학부 교수는 “도덕적으로 방송진행자에게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면서도 “방송통신위원회ㆍ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서 규제하는 선이 어디까지인지 모호하다”고 말했다. 또 “표현을 외부에서 규제하는 건 안되기 때문에 내적인 가치관이 분명해야 하는데, 그 균형이 부족한 건 저널리즘적 훈련 부족”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진행자 개인이 (방송) 외부에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걸 막으려면 사회적 압력과 도덕적 각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김씨가 발언한 유튜브 채널을 ‘사적 공간’으로 규정하면서 “방송법 아래 들어와있지 않은 상태이고, 언론학적 관점에서 판단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누구나 개설해서 운영할 수 있는 개인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것까지 공적인 영역으로 봐서 규제를 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을 수는 없지 않냐”면서 “TBS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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