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에서 '백조' 된 수원 공격수 제리치
K리그1 수원 삼성의 공격수 제리치(29·세르비아)가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했다.
제리치는 지난 24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1시즌 리그 풀리그 33라운드 대구FC 원정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0승을 이끌었다. 제리치의 활약으로 수원은 6위에 올라 3년 만에 파이널A(1~6위)에 복귀했다. K리그1은 34라운드부터 38라운드까지 파이널A와 파이널B(7~12위)로 나뉘어 5경기를 더 치르는 스플릿 라운드가 열린다.
제리치는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팀의 골칫거리였다. 박건하 수원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공격력 보강 차원에서 제리치를 영입했다. K리그 4년차 스트라이커 제리치는 데뷔 시즌인 2018년 강원FC에서 24골을 터뜨렸다. 2019년에는 13골을 넣었다. 키 193㎝의 장신인 제리치는 강한 몸싸움과 날카로운 골 결정력이 무기였다. 그는 지난 시즌 부상 탓에 경남에서 6경기 1골에 그쳤다. 하지만 박 감독은 제리치가 수원에서 전성기 시절 면모를 되찾을 거라고 믿었다.
기대와 달리, 제리치는 수원에서도 부진했다. 그는 5월까지만 해도 4골을 넣었지만, 여름이 되자 기세가 꺾였다. 지난 경기(32라운드)까지 수원에서 25경기 5골에 그쳤다. 결국 제리치는 지난 8월 주전 라인업에서 밀렸다. 박건하 감독의 충격요법이었다. 후보 공격수가 된 제리치는 초심으로 돌아갔다. 신인 선수처럼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등 주전 복귀를 위해 사력을 다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활동량도 늘렸다. 제리치는 "지난 2개월은 내 축구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열심히 훈련해도 뛰지 못해 힘들었다"고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대구전은 그의 선발 복귀 경기였다. 수원은 대구와 비기거나 패한다면 파이널A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승부처에서 제리치는 빛났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1분 수원 코너킥 상황에서 대구 골키퍼 최영은이 공을 놓치자, 제리치가 달려들어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골문 앞에서 순간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3개월 만에 터진 득점포이자, 그동안의 설움을 한 방에 날리는 골이었다. 그는 "다시 선발로 뛸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절대 운이 좋아서 터진 골이 아니다. 열심히 훈련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강조했다.
팀을 파이널A에 올린 제리치에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6위 수원(41득점)은 승점 45로 4위 수원FC(45득점), 5위 제주 유나이티드(43득점)와 승점이 같다. 다음 라운드 결과에 따라 단번에 4위로 올라설 수 있다. 제리치는 "축구는 팀워크를 발휘해야 한다. 팀의 승리를 위해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 앞으로 3승을 더하는 것이 목표다. 그 정도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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