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지유석 입력 2021. 10. 2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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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초부터 지금까지 인류는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중이다.

종식이라고 하기엔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 세계는 조심스럽게 일상 회복을 선언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상 회복을 선언한다 하더라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인류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은 코로나19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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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말콤 글래드웰 등 9명이 조명한 '코로나 이후의 세상'

[지유석 기자]

 신간 <코로나 이후의 세상>
ⓒ 모던 아카이브
 
2020년 초부터 지금까지 인류는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중이다. 종식이라고 하기엔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 세계는 조심스럽게 일상 회복을 선언하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는 11월부터 새로운 방역 체계인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하기로 하고 25일 초안을 공개했다. 

하지만 일상 회복을 선언한다 하더라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인류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은 코로나19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과연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신간 <코로나 이후의 세상>(원제 : The World after Covid, 모던 아카이브)은 이 같은 의문에 답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2020년 4월부터 6월까지 두 달간 이어진 '멍크 다이얼로그'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옮긴 것이다. 

먼저 멍크 다이얼로그에 대해 알아보자. 멍크 다이얼로그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이 2008년부터 시작한 국제적 토론 이벤트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알랭 드 보통, 헨리 키신저 등 각국 정상, 작가 등이 참여했다. 미 국가안보국(NSA) 기밀문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도 영상 메시지를 전한 적이 있을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는 이벤트다. 

멍크 다이얼로그는 '코로나 이후 세상'을 주제로 9명을 초청해 대담을 가졌다. <아웃라이어> 저자 말콤 글래드웰, CNN 앵커 파리드 자카리아, IT 전문 저널리스트 카라 스위셔 등 연사의 면면은 실로 쟁쟁하다. 

각 연사들은 진행자인 캐나다 출신 저널리스트 러디어드 그리피스와 대담을 통해 각 분야 전문가로서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풀어 내는데, 이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갖는 무게감은 예사롭지 않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말콤 글래드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말콤 글래드웰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점점 더 약한 고리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요약했다. '약한 고리 세상'이 갖는 의미는 이렇다. 
 
"우리가 빚어낸 세상은 몹시도 복잡하고 서로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죠. 선수 한 명이 경기를 장악할 수 있는 농구를 하는 게 아닙니다. 축구 경기를 하고 있어요. 골을 넣어 득점을 올리려면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합니다. 이 발언이 얼마나 사실에 가까운지 이번 위기로 아주 강력한 깨달음을 얻게 될 겁니다. 이번 위기는 전형적으로 약한 고리 위기죠."(본문 25쪽)

글래드웰은 그러면서 "수년 간 우리의 시간과 관심과 예산을 질병이 있는 곳에 써야 한다"며 "이번 팬데믹은 그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역사가 니얼 퍼거슨은 "(코로나19) 팬데믹은 민주주의의 강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퍼거슨의 말을 조금 더 들어보자. 
 
"일부 민주 국가들은 자국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며, 또한 이번 팬데믹에 가장 잘 대응하고 있는 몇 나라가 대만, 한국, 이스라엘이라는 겁니다. 심각한 안보 위협을 겪은 적이 있는 작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잘 대처했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조사해 보고 싶겠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처럼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조사가 가능하죠. (중략) 중국 공산당은 자기들의 실패를 투명하게 조사할 수 없습니다." (본문 158쪽)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량, 세계가 인정하다 

사실 이 책 곳곳엔 요새 유행하는 말로 '국뽕'을 자극하는 대목이 많다. 특히 한국인 독자로서 퍼거슨의 주장을 접하며 뿌듯했다. 그간 우리나라는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켜왔는데, 이렇게 지켜온 민주주의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상황에서 빛을 발휘했고 세계도 이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CNN 앵커 파리드 자카리아도 한국을 극찬한다. 자카리아의 칭찬을 그대로 옮긴다. 
 
"큰 정부인가, 작은 정부인가, 좌파인가, 우파인가, 경제에 더 많이 개입하는가 적게 개입하는가를 논하는 건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묻는 건 이겁니다. 이 정부는 유능한가? 능수능란하고 빠르게 실행할 능력이 있는가? 이 관료 조직은 뛰어난가? 잘 하는 나라를 살펴보면 어쨌든 대부분은 독재국가가 아닙니다. 한국은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거의 최고에요."(본문 56~57쪽)

확실히 코로나19를 계기로 세계가 대한민국의 역량을 인정했다는 걸 실감한다. 한국 언론, 특히 보수 언론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말이다. 

이 책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이 밖에도 구글 애플 등 거대 IT기업의 역할, 미·중 관계에 대한 전망 등 실제 현안에 대해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진다. 이번 멍크 다이얼로그에 초청 받은 9명의 연사는 이른바 '글로벌 인플루언서'로 불리는데, 왜 이들이 내뱉는 말 한 마디가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한다. 

멍크 다이얼로그는 한창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각계 전문가를 불러 앞으로의 세계를 전망한다. 진행자인 러디어드 그리피스의 질문도 참 예리하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는 지금, 일독을 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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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개인 브런치, 그리고 미주 한인매체 <뉴스M>에 동시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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