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서 사라졌던 멸종위기종 '흰수마자', 나타났다
[정수근 기자]
▲ 지난 22일 대구환경운동연합 물하천위원회 어류조사에서 황강 합수부 아래 낙동강 본류에서 서식이 확인된 흰수마자 |
ⓒ 정수근 |
이날 직접 어류 조사를 수행한 대구환경운동연합 곽상수 운영위원장은 황강 합수부 아래 지점에서 30분 만에 흰수마자 두 개체를 얕은 여울의 모래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 낙동강에 돌아온 멸종위기종 우리 물고기 흰수마자 ⓒ 정수근 |
"함안보의 개방(해발 2.4미터까지 개방)으로 이곳의 수위가 많이 낮아졌다. 그 결과 고운 모래톱이 생겨났고 물살이 생겨 흰수마자가 서식할 만한 조건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직접 흰수마자를 목격한 곽상수 위원장의 설명이다. 함안보 개방 이전에는 이곳은 물에 잠겨 수위가 2미터 이상은 올라가는 곳으로 모래톱도 물에 완전히 잠기고 물의 흐름도 없는 상태이니 흰수마자가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이었을 것이란 것이 곽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함안보 개방 이후 수위가 급격히 낮아졌고 그에 따라 강의 물리적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곳이 4대강 사업 전의 낙동강의 모습으로 바뀌자 흰수마자도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 함안보 개방 이후 모래톱이 돌아오고 여울이 돌아오는 등 낙동강의 물리적 환경이 바뀌고 있다 |
ⓒ 정수근 |
이에 대해 담수생태연구소 채병수 박사도 다음과 같이 흰수마자 발견의 의미를 전했다.
"흰수마자는 고운 모래와 여울이 있는 곳에서만 살아간다. 서식 환경이 까다로운 물고기다. 이런 흰수마자가 황강이 합류하는 낙동강 본류에서 목격되었다는 것은 본류의 환경이 4대강 사업 이전과 비슷하게 모래와 여울이 상당 부분 회복되었음을 말해준다. 그것은 함안보 수문 개방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낙동강에서 발견된 흰수마자는 황강에서 유일하게 흰수마자가 남아있는 황강 최하류 부분에서 내려온 개체들일 것이다. 과거에는 황강의 중류까지 매우 넓게 흰수마자가 살고 있었지만 지금은 낙동강 합류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덕교 아래의 높은 돌보 때문에 흰수마자가 상류로 못 올라간다.
▲ 함안보 수문개방으로 드러난 경남 이방면 현창리 앞 낙동강의 모래톱 |
ⓒ 정수근 |
그러던 것이 이번 함안보 개방으로 낙동강 본류에서 서식이 확인된 것으로 보 개방의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보 개방에 따라 낙동강의 물리적 환경이 4대강 사업 전의 환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 보 개방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 그래서 보 개방에 따른 생태환경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그 결과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면 보를 개방해야 하는 것이고 부정적인 영향이 많다면 그 반대가 될 것이다."
곽 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러나 낙동강은 아직도 개방조차 못한 보가 대부분이다. 보를 개방해서 어떠한 생태환경의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모니터링조차 못해봤다는 것이다. 낙동강에서 보 개방이 더욱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 함안보 수문개방으로 낙동강 본류서 목격된 흰수마자. 모래색과 같은 보호색을 띄고 있어 모래속에 있으면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
ⓒ 정수근 |
"이런 지속가능하지 않은 농법으로 인해 낙동강 재자연화의 길이 막힌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결국 자연에 기대어 인간이 살아가는 것인데 그 자연을 오히려 인간이 통제하고 있다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고령군 우곡면 포2리 이장으로 직접 농사를 짓고 있기도 하는 곽 위원장의 주장이다. 그의 주장처럼 엄청난 지하수를 사용하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농법 때문에 함안보의 수문이 다시 닫힌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4대강 재자연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이다.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야 할 주요 정책이다. 일부 농민들의 반대가 있다고 정책의 기조를 뒤집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에 낙동강 본류에서 발견된 흰수마자는 어쩌면 문재인 정부에게 4대강 재자연화 공약을 지키라고 온 존재로 웅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재인 정부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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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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