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제조 쌀에 대한 연구 다시 시작해야 [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
[이대형 기자]
농촌의 가을은 바쁘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수확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과거 쌀이 귀하던 시기에는 무조건 많은 양의 쌀 생산을 원했고 밥맛은 두 번째 문제였다. 쌀이 자급화되고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부터 맛있는 밥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다.
▲ 백화점의 쌀 매장 현대백화점의 쌀 특화매장 ‘현대쌀집’ |
ⓒ 현대백화점 제공 |
좋은 쌀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쌀밥을 먹을 수 있을지? 쌀밥에 대한 고민은 먹거리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시작됐다는 증거이다. 이런 맥락에서 과거 지역 명을 강조해 홍보하던 쌀들이 품종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쌀밥을 먹는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술을 만드는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술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맛있는 술을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전통주 원료는 크게 쌀, 누룩, 물로 이야기된다. 그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우리와 가장 친숙한 쌀에 대한 관심은 다른 재료보다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통주 제조 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반면 비슷한 제조법을 가진 일본은 주조용 쌀에 대한 연구 결과가 많다. '주조 호적미'는 일본주 만들기에 적합한 성질을 가지는 주조 전용 쌀 품종의 총칭이다. 밥으로 먹는 쌀보다 입자가 크고 심백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전체 지역에서 우수한 신품종이 개발되거나 오래된 품종을 부활시켜서 일본주의 다양성을 풍부하게 하고 있다.
▲ 사케 품종 쌀 지도. 일본주라벨용어사전 |
ⓒ 독립행정법인 주류 종합연구소 배포용 자료 |
일본의 주조 호적미를 이야기할 때면 우리의 주조 호적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현재 우리 술은 수입쌀을 사용하거나 몇 년 묵은 정부미(나라미)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양조 쌀 품종에 대한 특징은 확립되어 있지 않다. 전통주 연구에 있어 새로운 양조용 쌀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여건상 새로운 양조용 품종을 만드는데 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그 품종에 대한 농가 재배 및 양조장 등의 사용 여부 등에는 가격 등의 어려움이 뒤따른다. 그러기에 현재 재배 되는 밥쌀용 쌀 품종 중에 전통주 제조에 어떠한 양조 적성을 갖는지에 대한 정보 제공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양조 적성 쌀 품종 연구는 10년 전 이후에 큰 변화가 없다. 10년 전 농림수산식품부는 국내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쌀 상위 20개 품종을 대상으로 막걸리 제조 시 품종별 쌀 성분 및 특성 조사 분석, 알코올 함량 및 제성비율 조사 분석, 전문가 및 소비자의 관능평가 분석을 완료했다. 그 결과를 지역별 주요 쌀 품종 재배현황과 함께 막걸리 제조업체에 제공했다.
양조 적성 품종 쌀 연구 이후로 새로운 쌀 품종들이 농가에 보급되었다. 참드림, 가와지1호, 새나라, 영호진미, 해들 등의 새로운 품종들이 지역별로 확대되고 있는 쌀 품종들이다. 이 품종들은 일본계 품종인 추청과 고시히카리를 대체하기 시작했고 정부에서도 자연스럽게 일본계 벼 품종을 국산 품종으로 대체 하려 한다.
▲ 경기도농업기술원 개발 참드림 벼 신품종 |
ⓒ 경기도농업기술원 제공 |
와인에 관심을 가지고 접해본 사람들은 포도의 품종을 이야기하면서 마신다. 이제 전통주를 마실 때 와인의 포도 품종처럼 쌀 품종을 알고 마실 수 있는 양조장의 인식전환과 소비자들의 소비형태가 필요하다. 이제 새로운 쌀 품종을 통한 스토리텔링을 위해 2021년에 맞는 쌀 품종별 양조 적성 정보 제공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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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삶과 술에 동시송고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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