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암흑.. 노조 해체, 정당·언론·시민단체 와해

신창호 입력 2021. 10. 25. 12:58 수정 2021. 10. 2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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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天安門)의 악령이 홍콩 시민사회를 유린할 것이다.' 지난해 민주화시위 사태 이후 중국 지도부와 캐리 람 홍콩행정장관에 의해 보안법이 도입되자, 홍콩 시민운동가들 사이에 유행하던 말이다.

톈안먼사태는 1989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대학생들이 시작한 개혁 시위가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해 잔혹하게 진압된 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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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天安門)의 악령이 홍콩 시민사회를 유린할 것이다.’ 지난해 민주화시위 사태 이후 중국 지도부와 캐리 람 홍콩행정장관에 의해 보안법이 도입되자, 홍콩 시민운동가들 사이에 유행하던 말이다.

톈안먼사태는 1989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대학생들이 시작한 개혁 시위가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해 잔혹하게 진압된 일을 말한다. 중국 정부는 민간인 사망자가 875명이라 발표했지만, 국제적십자사는 2600여명이 이 사건으로 희생됐다고 밝힌 바 있다.

톈안먼사태는 비단 학생시위대의 진압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호우유방, 자오쯔양 전 총서기로 대표되던 중국 권력지도부 내 온건개혁파가 완전히 숙청되고 민주주의가 배제된 지금의 중국 체제를 낳은 대사건이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홍콩의 현재는 32년전 톈안먼사태 이후의 베이징과도 같다고 보도했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직접 통치를 반대하는 정당들은 해산되고 시민단체와 독립언론들은 문을 닫았으며 온건한 노조들마저 해체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문은 홍콩 언론인협회의 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발효된 홍콩 보안법에 따라 대다수의 반중 단체들이 해산됐다면서 “단체의 성격과 역할에 상관없이 활동 내용이 공안당국에 의해 철저하게 파악돼 조금이라도 반중 정서를 담은 문건이 나올 경우 해체된다”고 전했다.

홍콩 언론인협회도 보안법 규정에 따라 해산을 강요받고 있지만, 그나마 기자들은 이에 강력히 저항하는 모습이다. 론슨 챈 언론인협회 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단체가 스스로 해산하지 않은 일은 솔직히 모험에 가깝다”면서 “얼마나 중국 정부가 언론인들에게 잔혹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지금도 수많은 단체를 수색하고 지도부 인사를 체포했지만, 이들의 혐의조차 공표하지 않은 채 밀실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경찰 뿐 아니라 친중 관제언론매체를 동원해 비영리 시민단체와 일부 노조들에 대해서도 여론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999년 중국에 반환된 뒤에도 홍콩의 시민사회는 아시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활기한 민주사회였다면서 지금은 홍콩 어디에서도 그때의 활기를 전혀 찾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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