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류준열 "오아시스 같았던 작품"[종영 일문일답]

강혜준 2021. 10. 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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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런 드라마도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반응이 좋았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이 막을 내렸다. 24일 종영한 ‘인간실격’은 다소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로 깊고 진한 여운을 남기며 흠잡을 데 없는 작품성을 자랑했다.

류준열은 5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인 ‘인간실격’에서 역할대행서비스 운영자 ‘강재’ 역을 맡았다. 강재는 한 통의 메시지와 얼마의 돈만 있으면 누군가의 친구, 가족, 애인으로 ‘1인 다역’을 소화해내는 인물이다. 류준열은 특유의 폭발적인 흡인력으로 위태로운 청춘을 깊고 섬세하게 그려내며 물오른 감정 연기까지 선보였다. 그러나 저조한 시청률 탓에 일각에선 ‘캐릭터와 조화롭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류준열은 “비판도 수용하고, 칭찬을 듣고 기운을 얻었다”고 전했다. 다음은 류준열의 일문일답.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종영이 가까워질수록 그 어느 작품 보다 보내기 싫었던 인물이자 작품이었다. 드라마 자체를 오랜만에 하다 보니까 매회 시청자들과 호흡하고 이야기하고 한 회 한 회 피드백들을 받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이제는 강재와 ‘인간실격’을 보내야 한다니 많이 섭섭하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캐릭터 ‘강재’는 어떤 인물이었나. “아주 전형적인 20대 청년이었다. 조금은 비켜 나간 삶이라 볼 수 있지만, 강재 또한 여느 20대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가지고 있고, 그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끊임없이 몸부림치고 발버둥 쳤다. 또 진중하고 생각이 깊은 친구였다. 그래서 그만큼 시간을 쉽게 흘려보내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두고 살았던 것 같다. 쉽게 이야기하고 가볍게 생각할 수만은 없는 인물이었다.”

-캐릭터 준비 과정은 어땠나. “강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다. 분석하면서 ‘내가 강재였다면 그런 선택들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강재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생각했다. 드라마 안에서 강재는 과거에서 현재의 감정을 이야기했고, 그 안에서 강재가 돈을 좇는 것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면서 사람과 관계의 소중함도 느끼기 시작했다. 강재의 직업이나 삶을 미화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다만 강재가 많은 것들을 새로이 깨닫고, 자아를 찾아가고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고 공감이 될 수 있도록 이를 중점에 두고 연구했고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

-드라마에 대한 반응을 봤나. “모니터링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간간히 찾아보며 비판도 수용하고 칭찬을 듣고 기운을 얻었다. 여러 반응 중 ‘이런 드라마도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이야기가 좋았다. 드라마를 만들면서 문제점을 이해하고 여러 걱정을 품은 채 밀고 나갔다. 이런 이야기를 기다리시는 분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전개가 빠르다거나 사건이 많진 않지만 ‘인간실격’에서는 인물의 서사를 천천히 따라가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말 그대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해볼 수 있는 작품으로 또 다른 여운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 장면은. “옥상에서 부정(전도연 분)을 다시 만나 처음으로 긴 이야기를 나눴던 신이다. 도연 선배랑 옥상에서 빵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했던 장면들이 기억이 남는다. 여러 번 촬영했는데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왔다. 그 당시 촬영을 하면서도 좋은 장면이 나올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장면을 연기하면서 현장에서 호흡이 너무 잘 맞았고, 선배랑 함께 완성해나간 느낌이 들었다. 특히 날씨가 추워서 고생도 많이 했는데 모든 것들을 이겨낼 정도로 좋았다.”

-캐릭터의 결말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 “마지막 엔딩신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도연 선배랑 ‘강재와 부정이 이랬을 것이다’ 정도로만 이야기하고 현장에서 같이 장면을 만들어갔다. 호흡이 너무 좋았고, 그 안에서 강재를 바라보는 도연선배의 눈빛이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저를 바라보고 웃는 모습이 강재를, 준열을 향한 복합적인 감정이 담긴 웃음이었다고 생각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작품의 결말에 대한 생각은. “개인적으로 새드 엔딩을 바라고 촬영을 했는데 강재와 부정 모두 해피한 엔딩을 맞이한 것 같다. 슬프긴 하지만 새드의 슬픔이 아니라 ‘우리 잘 마무리하고 서로 잘 보내주자’라는 감정이 담긴 엔딩이었기에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공감만으로 이 드라마의 목적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

강혜준 기자 kang.hye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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