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럴 때, 가을 승부수에 발등 찍힌 LG
LG는 24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더블헤더 1~2차전 중 한 경기에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를 선발 등판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상에서 갓 복귀한 수아레즈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등판이 무산됐다.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는 한 달 넘게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갈 길이 급한 LG의 외국인 선수 현주소다.
'윈 나우'를 천명한 LG는 올해 외국인 선수 구성에 굉장히 공을 들였다. 타일러 윌슨과 재계약을 포기하며 "올해(2020년) 켈리가 보여준 모습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투수를 찾고 있다. 켈리가 (2021시즌에) 2선발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을 정도다. 국내 3~4개 구단과의 영입전 끝에 수아레즈를 데려오는 데 성공하며 환하게 웃었다.
수아레즈는 기량을 입증했다. 시즌 9승 2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몸 상태다. 구단에서 우려했던 점이 현실로 다가왔다. 수아레즈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이너리그가 문을 닫아 빅리그에서 9⅔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던 탓인지 올 시즌 KBO리그에서 어깨와 등 부상으로 51일 동안 1군에서 이탈했다.
수아레즈는 이달 초 복귀해 2이닝-3이닝-3이닝씩 던지며 차츰 몸 상태를 끌어올리던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NC전에서 좌측 이두근 통증으로 3이닝만 던지고 자진 강판했다. 다음 등판 역시 물거품 됐다. 투구 수와 투구 이닝을 늘리려 한 것도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규시즌 잔여 경기는 물론 포스트시즌까지 활약 여부에 물음표를 남긴 부분이다.
LG의 또 한 가지 승부수는 보어 영입이다. 지난해 38홈런을 친 로베르토 라모스가 허리 통증을 겪자 방출을 결정했다. 기대와 달리 보어는 32경기에서 타율 0.170의 처참한 성적표를 남겼다. PS는 0.545, 득점권 타율은 0.160. 파워와 정확도, 선구안, 수비 등 어느 하나 팀 기대를 충족시킨 점이 없다. 결국 지난달 23일 2군에 내려갔다.
둘의 빈자리는 크게 드러난다. 류지현 LG 감독은 24일 "오늘부터 9연전이 시작됐다. 수아레즈가 빠져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경험이 적은 이상영과 임준형 등 신예 투수가 등판하고 있다. 보어가 빠진 중심타선은 힘이 떨어진다. 후반기 61경기에서 LG 3~5번 중심타선의 홈런은 12개에 불과하다. 타선의 짜임새나 파괴력이 떨어진다. 수아레즈와 보어의 공백은 순위 싸움의 동력을 떨어트린다.
류지현 감독은 "수아레즈는 정규시즌 내 등판 가능성 열어놓고 지금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본인이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한다"며 "보어는 포스트시즌 엔트리를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음 주 2군에서 뛰는 모습을 더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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