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포커스] 남북미 모두 행동이 필요하다

2021. 10. 2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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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둘러싼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의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하고 미국의 정보 책임자들도 한국을 방문했다.

대선을 앞둔 한국,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미국 모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발휘하기 어렵다.

우선 한국이나 미국 모두 남북 관계나 북·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에서 선거 국면에 진입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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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주(성공회대 교수·중국학과)


한반도를 둘러싼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의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하고 미국의 정보 책임자들도 한국을 방문했다. 각국의 대북 정책 관련 책임자들의 접촉도 빈번하고, 23∼24일엔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 성 김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런 움직임들이 구체적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계속 대화 제안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한·미의 활발한 접촉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조짐도 아직은 없다. 한·미는 여전히 제한적인 인도적 협력을 매개로 대화를 진전시키고자 하는데 이런 접근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북한은 그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관심사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전쟁 억지를 명분으로 삼아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우선적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11월까지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한반도 정세가 군비 경쟁이 구조화되고 동북아 안보 환경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대선을 앞둔 한국,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미국 모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발휘하기 어렵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의 기회의 창도 머지않아 닫히게 된다.

한국과 미국은 물론이고 북한도 대화를 시도해볼 이유는 적지 않다. 우선 한국이나 미국 모두 남북 관계나 북·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에서 선거 국면에 진입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선거 전후에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17년 한국 대선을 전후로 북한이 미사일과 핵 실험을 연이어 감행한 전례도 있다. 북한이 이미 개발한 다양한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는 핵 실험 등의 전략적 도발에 나선다면, 그 군사적 파장은 2017년보다 훨씬 클 것이다.

북한에도 이런 선택은 차악에 가깝다. 특히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목표는 당분간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북한도 상황 관리에 관심을 표하고 있고, 남북통신연락선 복원은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며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차단해왔지만, 이제는 방역 방식 전환을 모색하고 외부 세계와의 접촉면을 넓히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럼에도 협상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북한의 요구인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수용되기 어려운 데 있다.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모두 상황이 나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은 변하지 않고 상대의 변화만을 요구하는 식으로는 결코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남·북·미 모두가 말이 아니라 행동에 나서야 한다.

한국은 2022년 봄에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취소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이견이 있지만, 이는 대선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도 중간선거까지 한반도의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이 방안에 부정적 태도로만 일관할 일은 아니다. 이런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현재 한·미가 협의하고 있는 종전선언의 실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지금이라도 미국과의 대화나 남북 관계에 적극적 태도로 나온다면 한국과 미국 정부가 긍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북한도 전제 조건의 수용을 요구하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요구가 실현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기회의 창은 오래 열려 있지 않을 것이다. 모두 관성적 태도를 버리고 한발 나아가기 위한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소극적 양보가 아니라 평화를 위한 담대한 발걸음이다.

이남주(성공회대 교수·중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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