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빨라지는 대선 시계.. 굳어지는 '비호감 선거'

2021. 10. 25.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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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 협조를 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늘 경기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여야부터 제3지대까지 선거판 윤곽이 점차 뚜렷해지는데, 후보들의 비호감도는 진영을 가릴 것 없이 매우 높은 선에 고착돼 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무당층·중도층 표심이 드러나며 후보 호감도가 높아지는 선거의 전형과 전혀 다른 기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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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 협조를 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늘 경기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네 차례 토론회만 남은 국민의힘 경선도 종반전에 접어들어 이제 열흘 뒤면 최종 후보가 가려진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심상정 후보를 선출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선언이 임박했으며, 김동연 전 부총리는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여야부터 제3지대까지 선거판 윤곽이 점차 뚜렷해지는데, 후보들의 비호감도는 진영을 가릴 것 없이 매우 높은 선에 고착돼 있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심상정 안철수 등 주자들은 하나같이 낮은 호감도(19~32%)와 그 배가 넘는 비호감도(59~72%)를 기록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무당층·중도층 표심이 드러나며 후보 호감도가 높아지는 선거의 전형과 전혀 다른 기현상이다. 나라의 지도자를 뽑으면서 ‘누가 덜 싫은가’로 판단해야 하는 ‘비호감 대선’의 황당한 풍경이 좀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어떤 후보도 이슈가 될 만한 정책 어젠다를 내놓지 못했다는 사실에 있다. 심지어 현 정부 내내 국민의 최대 관심사였고 경제관을 바꿔놓을 만큼 논란거리가 됐던 부동산 문제에서도 이렇다 할 대안과 방향을 말하지 못했다. 기억에 남는 말을 꺼내지 못하니 막말과 실언만 기억에 남게 됐고, 그런 말만 회자되면서 선거판은 볼썽사나운 진흙탕이 돼버렸다. 석 달 넘게 경선을 치르며 시종일관 네거티브 공방전을 벌인 민주당에 이어 국민의힘 경선도 가관이었다. 후보들이 꺼낸 어떤 정책도 뜬금없는 ‘주술’ 논란보다 관심을 끌지 못했다. 여당 후보를 공격할 때도 그의 공약을 비판하기보다 ‘소시오패스’ 같은 자극적 막말을 앞세웠다. 문제 삼을 만한 어젠다가 없어선지 여야 후보 간의 공방 역시 서로를 ‘구속될 사람’이라 규정하고, 말 꼬투리나 잡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선에 나선 이들에게서 어떻게 나라를 이끌려는지 도무지 들을 수 없는 이런 선거판은 유권자에게 환멸만 심어줄 뿐이다.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높을수록 무당층·중도층·청년층의 선거 관심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대선 투표율이 매우 저조하리란 우려가 벌써 나온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진영 투표로 흘러갈 테고, 최근 정권마다 반복됐던 분열의 정치가 되풀이될 것이다. 내년 봄까지 계속될 정치의 계절이 생산적인 결실을 맺으려면 속히 선거판이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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