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혼혈아로 마음 줄 곳 없이 살다.. 귀한 존재임을 깨닫고 기쁨 누려

입력 2021. 10. 25.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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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도, 나이도, 국적도 모르고 자랐다.

그때, 이사야 9장 6절의 '우리에게 한 아들을 주셨는데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는 구절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내 기준에 못 미치는 삶을 보며 내 인생이 불쌍해서 순간적으로 자기연민에 빠질 때도 사랑하는 주인이 나와 함께하시니 마음이 다시 가벼워지고 날마다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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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한마음교회 간증 스토리


아버지의 이름도, 나이도, 국적도 모르고 자랐다. 60년대 말 간호사로 독일에 간 어머니가 그곳에서 나를 낳아 4살 때 돌아왔다. 학교에 들어가며 외형적으로 남다른 모습에 부모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고 놀리는 친구들이 정말 싫었다. 집안도, 뿌리도 없는 아이라는 것은 넘지 못할 큰 산이었고 학기 초 환경조사나 족보를 알아오라는 숙제를 낼 때는 며칠씩 울었다. 그 후, 기회만 있으면 한국을 떠나 미국에 가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중·고등학교 때도 아버지가 독일인이라는 소문에 큰 상처를 안고 지냈다. 합창부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여러 나라에 종종 공연을 다니며 인기를 누렸지만, 근본적 문제는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 명문대를 졸업한 사람이 사랑을 고백하여 그의 어머니를 만났는데 아버지에 대해 물어 보더니 혼혈이란 이유로 결국 헤어졌다. 그 후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진짜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성서를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와 다른 믿음의 선진들과 예수님, 제자들의 삶은 마음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고민을 할 때, 너무나 기쁘게 살고 있는 직장 동료를 만나 작은교회 예배를 드렸다. 복음서를 읽으며 예수님에 대해 연구를 해보라고 하여 누가복음을 읽는데 3장 8절에 세례요한이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하지 말라. 하나님께서 능히 이 돌들로도 하나님의 자손이 되게 하신다.’는 말씀이 내 마음을 바닥까지 낮추었다. 기적같은 기도 응답도 받은 적이 많아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구원의 확신이라 믿고 있었는데 내가 이 돌들만도 못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두려워지고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러다 예수님의 죽음 앞에서 도망갔던 제자들이 생명을 걸고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는 모습을 보았다. 누가복음에서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도 믿지 못했다고 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순교하면서까지 전하는 사실 앞에 부활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이사야 9장 6절의 ‘우리에게 한 아들을 주셨는데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는 구절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나에게 아버지가 있었구나!’ 내 족보가 정확히 성경에 기록되어 있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그리고 ‘내 아버지 곧 너희 아버지’이라는 말씀을 가슴에 받으며 아들까지 내어주신 아버지의 사랑과 끝까지 나를 기다려주신 예수님의 사랑에 그대로 굴복했다. 그리고 내 멋대로 살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는 공동체가 있는 곳이 내가 있을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이 나라를 떠날 이유가 완전히 사라졌다. 내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알게 되니 나를 힘들게 했던 출생 탓, 나라 탓, 환경 탓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복음은 이 세상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하는 능력이며 기쁜 소식이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영원히 마음에 주인으로 모시고 공동체와 함께 기쁨으로 복음을 전하며 풍성한 삶을 누리기 시작했다.

삶 속에서 생기는 문제들로 인해 예수님을 마음에서 놓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말씀을 잡고 초점을 다시 예수님께 맞춘다. 내 기준에 못 미치는 삶을 보며 내 인생이 불쌍해서 순간적으로 자기연민에 빠질 때도 사랑하는 주인이 나와 함께하시니 마음이 다시 가벼워지고 날마다 새롭다. 비뚤어진 관점을 돌려주시고 내게 가장 풍성하고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주님께 날마다 감사드린다.

박은래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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