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암송하니 마음에 위로"

박지훈 2021. 10. 25. 03: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소재송(54) 목사는 속사포 래퍼처럼 '말씀'을 쏟아냈다.

눈을 지그시 감더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로 시작하는 창세기 1장 전체를 암송하기 시작했다.

소 목사는 "암송을 시작하면서 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소 목사는 "앞으로도 계속 성경 전체 암송에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경 통째로 외우기' 도전 나선 소재송 안산 선감제일교회목사
지난 21일 경기도 안산 선감제일교회에서 만난 소재송 목사. 소 목사는 “성경 암송을 통해 나 자신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해가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신석현 인턴기자


소재송(54) 목사는 속사포 래퍼처럼 ‘말씀’을 쏟아냈다. 눈을 지그시 감더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로 시작하는 창세기 1장 전체를 암송하기 시작했다. 암송이 끝난 뒤엔 요한계시록 1장도 통째로 들려주었다. 그는 “성경 암송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나 자신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곤 한다”고 거듭 말했다.

소 목사를 만난 건 지난 21일, 그가 담임목사로 있는 경기도 안산 선감제일교회에서였다. 소 목사를 찾아간 이유는 간단했는데, 그가 ‘성경 통째로 외우기’에 도전 중이라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다.

그가 이런 도전을 벌이게 된 이유를 알려면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소 목사에겐 지적 장애를 앓는 아들이 있는데, 당시 그는 아들의 등굣길에 항상 동행해야 했다. 소 목사는 아들을 학교에 들여보낸 뒤 하교 시간까지 바닷가에 차를 세워놓고 직접 제작한 ‘말씀 카드’를 꺼내 성경 외우기를 반복했다.

“아픈 아이를 항상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 탓에 뭔가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암송밖에 할 게 없더군요. 성경 말씀이 3만절 정도 되니 1년에 1000절씩 외우면 30년 뒤엔 통째로 외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계속 잊어버리게 되니까요.”

하루에 5시간씩 성경을 읽고 또 읽었다. 주야장천 말씀 카드를 붙잡고 살았다. 별의별 방법까지 다 동원했다. 각양각색 형광펜을 들고 성경의 주어 목적어 동사를 각기 다른 색깔로 칠해놓기도 했었다. 조금이라도 암송을 정확하고 빨리해내기 위해서였다.

소 목사는 “암송을 시작하면서 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라는 대목이 담긴 요한계시록 21장 5절 말씀이 대표적이다. 그는 “아들이 처한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까 걱정하던 때에 이 말씀을 접했다”며 “모든 것을 새롭게 할 수 있는 분이 하나님이라면, 아들이 겪는 아픔도 나아질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고 했다.

로마서 12장 1절도 그가 좋아하는 구절이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소 목사는 “이 말씀에 나오는 ‘제물’이라는 단어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레위기에 보면 ‘제물’이 많이 등장해요. 제물이 뭘까 많이 고민했는데, 로마서에 보니 ‘우리 몸=제물’이더라고요. 믿음을 통해 구원을 받으려는 사람은 자신의 몸을 하나님께 바쳐야 한다는 거죠. 성경에 있는 이야기 가운데 이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는 없을 거예요.”

그는 “암송에 처음 도전하는 이들은 한 절을 외우기도 쉽지 않다”면서 성경 암송을 달리기에 비유했다. 처음엔 100m 달리기도 힘들지만 꾸준히 훈련하면 마라톤에도 도전할 수 있듯, 암송 역시 연습이 중요하다는 거였다. 소 목사는 “앞으로도 계속 성경 전체 암송에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경이 ‘생명의 말씀’이라면 지루하고 힘든 이 작업의 끝에 생명의 역사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안산=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