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매듭'은 풀었지만 '지지층 결집'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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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와 회동을 가지면서 본격 대선행보를 위한 첫 매듭을 풀었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 선언'이 곧장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회동 당일까지 양측 지지자들은 신경전을 벌이며 여전한 '경선 후유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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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와 회동을 가지면서 본격 대선행보를 위한 첫 매듭을 풀었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 선언’이 곧장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회동 당일까지 양측 지지자들은 신경전을 벌이며 여전한 ‘경선 후유증’을 드러냈다. 이를 수습해 내는 건 이 후보의 몫으로 남았다. ‘박스권 지지율’ 돌파와 높은 비호감도 해소,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해소 등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에서 24일 이뤄진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회동은 이 후보가 맞닥뜨린 우선과제가 당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200여명의 지지자들이 ‘사사오입 철회하라’ 등이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이 후보를 비난했다. 이들은 “결선 없이는 원팀 없다” “이재명은 후보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전 대표가 “당원·지지자들께서 여러 생각을 가질 수는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쉽게 수용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 측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30% 중반대에 멈춰 있는 ‘박스권 지지율’을 깨려면 당 지지층의 확고한 결집이 바탕이 돼야 한다. 실제 경선 초반부터 박스권 지지율에 갇혔던 이 후보는 경선이 끝난 후에도 컨벤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이 전 대표 측 지지층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회동 직후 페이스북에 “아직 마음이 풀어지지 않은 분들도 계신 줄 안다”며 “부족한 점은 채우고 고쳐야 할 점은 고치면서 가겠다”고 쓰며 한껏 몸을 낮췄다.
정치권의 전망은 엇갈린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 전 대표가 지지자들에 대한 장악력이 그렇게 강한 스타일이 아니다”며 “회동에서 나온 메시지대로 지지자들이 움직여 줄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민주당 지지층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트라우마’를 체감했던 사람들”이라며 “정권을 빼앗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는 만큼 이 후보를 중심으로 뭉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 후보가 박스권 지지율을 돌파하려면 야당과는 차별화되는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 첫 단추가 이 전 대표를 끌어안으면서 당내 분란을 원만히 해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있다”고 말했다. 당내 지지층 흡수 여부가 본선에서 중도층 외연확장을 가능성을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60%에 육박하는 높은 비호감도 역시 이 전 대표 측과 치열한 경선을 거치며 나타난 현상 중 하나다. 최근 대장동 의혹부터 ‘형수 욕설 파문’과 ‘음주운전 전력’ 등이 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전의 형태로 등장하면서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민생행보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 의총에서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손실보상 문제와 자영업자를 위한 지역화폐 발행예산 증액 등 민생 관련 정책을 검토하고 추진해 나가겠다는 제안을 했었다”며 “하루하루가 팍팍한 국민들 앞에서 상대 후보 흑색선전에만 매몰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오주환 안규영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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