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7년 만에 찾아오나? 10년 만에 한국 선수 5명 8강 진출

손민호 2021. 10.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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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강 신진서 9단이 23일 열린 2021 삼성화재배 16강전에서 판팅위 9단을 가볍게 물리쳤다. 사진 한국기원

“바둑이 축구냐? 한국에 4대 0으로 지게!”
22일 삼성화재배 16강전 첫날 한국 선수 4명이 중국 선수를 모두 격파하자 화난 중국 바둑팬이 중국 사이트에 올린 댓글이란다. 한국의 바둑 유튜버들이 연신 소개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이 분노로 들끓 만큼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한국 선수의 선전이 돋보인다. 8강 대진이 확정된 24일 현재 한국 선수는 5명, 중국 선수는 3명이 남았다.

2014년 김지석 9단이 우승한 이래, 삼성화재배는 6년 연속 중국이 가져갔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어느 대회보다 한국의 우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삼성화재배 8강에 한국 선수 5명이 진출한 건 10년 만의 일이다. 2012년 이후 삼성화재배 8강에 한국 선수가 중국 선수보다 많이 진출했던 적은 없다. 지난해 대회에선 한국 선수 중 신진서 9단 혼자만 남았었다.

지난 10년간 삼성화재배에서 유난히 성적이 좋았던 중국 기사들이 탈락한 것도 한국에 반가운 소식이다. 무엇보다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네 번이나 가져간 디펜딩 챔피언 커제 9단이 32강에서 탈락했다. 커제는 지난 10년간 네 번 결승에 올라 네 번 모두 우승했다. 탕웨이싱 9단도 유독 삼성화재배에서 강했다. 네 번 결승에 올라 두 번 우승했는데, 이번 대회에선 32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2017년 우승자인 구쯔하오 9단도 32강 명단에 없었다.

박정환 9단은 22일 열린 삼성화재배 16강전에서 미위팅 9단을 만나 어려웠던 바둑을 역전했다. 사진 한국기원

한국은 랭킹 1, 2위인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이 살아남았다. 신진서 9단은 16강에서 중국 랭킹 6위 판팅위 9단을 손쉽게 물리쳤고, 박정환 9단은 중국 랭킹 5위 미위팅 9단에 초반 고전하다 단 한 수로 역전한 뒤 마지막까지 유리한 형세를 지켜냈다.

8강에 오른 나머지 한국 기사 3명(이동훈 9단, 이창석 8단, 한승주 8단)은 모두 메이저 세계 대회 8강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특히 무명 기사에 가까웠던 한승주 8단(15위)의 활약이 화제를 낳았다. 16강전에서 2017년 LG배 우승자인 중국의 당이페이 9단의 대마를 몰아붙여 바둑팬의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 랭킹 4위 이동훈 9단. 그동안 국제 대회 성적이 저조했었는데 올해 삼성화재배에선 제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처음으로 메이저 세계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사진 한국기원

8강에 처음 오른 한국 기사 3명 중에서 이동훈 9단(4위)에겐 기대가 크다. 국내 랭킹에 비해 국제 대회 성적이 저조했었다. 8강에서 맞붙는 자오천위 8단(중국 랭킹 14위)과의 상대전적도 2승 무패로 앞선다. 한승주 8단은 강력한 우승 후보 신진서 9단과, 이창석 8단(9위)은 중국 랭킹 2위 양딩신 9단과 8강에서 만난다. 한승주 8단과 이창석 8단 모두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8강전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대결은 26일 열리는 박정환 9단과 롄샤오 9단의 대국이다. 한국 랭킹 2위이자 세계 바둑 랭킹 사이트 ‘고 레이팅(Go Ratings)’ 3위인 박정환 9단의 전적이 중국 랭킹 9위이자 고 레이팅 순위 17위인 롄샤오 9단보다 훨씬 화려하지만, 상대전적은 의외로 2승 5패로 박정환 9단이 밀린다.

역대 삼성화재배는 한국이 12회, 중국이 11회, 일본이 2회 가져갔다. 올해도 중국 선수가 우승하면 역대 국가별 경쟁에서 동률이 된다. 한국 선수의 분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삼성화재배 8강전은 25일과 26일, 4강전은 27일과 28일, 결승전은 11월 1∼3일 열린다.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한다.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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