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학교 석면 절반 이상 그대로..제거율 전국 '꼴찌'
전국 초중고교 가운데 절반가량은 아직도 발암물질인 석면을 천장재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학교는 석면 제거율이 특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교육부가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에 낸 '내진 보강 및 석면 제거의 현황과 추진계획'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체 학교의 석면 제거율은 56.2%로 집계됐다. 석면을 쓴 학교 10곳 중 4곳(43.8%)꼴로 아직도 제거하지 못한 셈이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석면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한 섬유 입자가 폐 등 호흡기에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키고, 암을 유발한다. 길게는 40년 정도 지난 시점에 폐암, 악성중피종 등의 병을 일으킨다.
전체 학교 절반 이상 석면 쓰고 있어
1970년대 학생 수거 급격히 늘어나면서 학교를 대규모로 짓기 시작했는데, 이때 석명을 대대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사용을 중단하고, 오히려 제거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교육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53.8%의 학교에는 여전히 석면이 남아 있다. 대부분 천장재로 활용하고 있다.
석면 제거율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세종시는 99.9%의 학교에서 석면을 제거했다. 전북(81.7%)과 강원(77.6%), 제주(71%) 등 농촌 지역이 많고, 학생 수가 적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제거율이 높다.
서울·경기 석면 제거율 '꼴찌'
반면 서울과 경기는 각각 44.8%, 44.3%로 석면 제거율이 가장 낮다. 석면이 있는 학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직도 제거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대전(45.5%)과 경남·전남(48.6%)도 낮은 석면 제거율을 보였다.
자료를 공개한 이은주 의원은 "시도 간 차이는 학교 수와 석면 면적 등 여건의 차이도 있겠지만, 시도교육청 노력도 요인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학교 수가 많은 도시지역인 부산과 인천, 대구 등은 모두 60%대의 높은 제거율을 보인다.
교육부는 2027년까지 전국 모든 학교의 석면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마다 이보다 빨리 석면을 모두 제거하겠다는 계획도 내놓고 있다. 강원교육청은 내년까지, 전북·제주교육청은 오는 2024년까지 모든 학교에서 석면을 제거한다고 밝혔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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