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사건' 피해자 결국 사망..범행은 아직 미궁 속

정우진 2021. 10. 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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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후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40대 남성 직원이 입원 닷새 만에 결국 사망했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회사 팀장인 A씨(44)는 전날 오후 6시쯤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그런데 피해 직원 A, B씨가 사건 당시 섭취한 물이 담겼던 생수병에선 관련 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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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후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40대 남성 직원이 입원 닷새 만에 결국 사망했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회사 팀장인 A씨(44)는 전날 오후 6시쯤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A씨와 다른 여직원 B씨(35)는 지난 18일 오후 2시쯤 회사 사무실에 놓인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후 의식을 잃었다. 이들은 당시 “물맛이 이상하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 후 회복해 퇴원했으나 A씨는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튿날인 지난 19일 관악구 봉천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같은 회사 직원 강모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해 왔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 강씨의 집에서 아지드화나트륨, 메탄올, 수산화나트륨 등 독성 화학물질이 든 용기가 여럿 발견됐는데, 숨진 A씨 혈액에서도 아지드화나트륨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살충제, 제초제 등에 쓰이는 아지드화나트륨은 무색, 무취에 물에 잘 녹는 물질로 사람이 섭취하면 구토, 기관지염, 뇌 손상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강씨의 휴대전화에선 독극물 관련 검색 기록이 남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례적으로 강씨에 대해 사후 입건했으나 범행 동기와 경위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건 당일 정상적으로 출퇴근했던 강씨는 다음 날 무단결근했다. 경찰은 ‘강씨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측 신고를 받고 강씨 집을 찾아가 그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강씨의 사인에 대한 국과수의 부검 1차 소견은 ‘약물 중독’이었다.

그런데 피해 직원 A, B씨가 사건 당시 섭취한 물이 담겼던 생수병에선 관련 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생수병이 바뀌었거나 이들이 다른 음료를 마셨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이 사건 전인 지난 10일에도 이 회사의 또 다른 직원이 탄산음료를 마시고 쓰러졌는데, 당시 해당 음료에서도 아지드화나트륨이 검출된 바 있다.

강씨가 인사 발령에 대한 불만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경찰은 ‘최근 강씨가 자신이 지방으로 발령 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불만을 품었을 수 있다’는 동료 직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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