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동물 반려문화①] "고양이·개 저리 비켜"..스타가 된 여우·돼지·타조

류지윤 2021. 10. 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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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대리만족으로 인기
복남TV 허성필 씨 "정보 부족·열악한 환경 느껴"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약 1500만 명으로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나 SNS를 통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과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랜선 집사’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크림히어로즈는 379만 명, 수리노을은 208만 명, 밀키복이탄이는 189만 명, 슈앤트리는 168만 명, 모카밀크는 12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쿤, 복남TV

그러나 이러한 인기는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개나 고양이에게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하늘다람쥐, 라쿤, 타조, 여우, 미니피그, 도마뱀까지 간혹 일반인들의 생각 범위를 뛰어넘는 반려동물들도 많은 주목을 받는다. 덕분에 이들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먹고 자라 또 다른 '펫스타'로 통하고 있다.


미어캣 꾸릉이, 고슴도치 소닉이, 햄스터 피츄를 키우는 '냥이 아빠' 채널은 구독자 83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희귀한 파충류, 양서류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김줄스'는 44만 명, 붉은 여우 루비를 키우는 '여우 공식'은 9만명, 미니피그와 고양이를 한 집에 키우고 있는 '꿀꿀한 냥냥이'는 29만 명의 구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튜브 '복남 TV'를 운영하고 있는 허성필 씨는 미니피그 복남이와 개 뭉치, 또치, 솜, 복순을 키우고 있다. 구독자들에게 '반려다둥이 아빠'로 불리고 있지만, 복남이를 데려오기까지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정보가 많지 않았고 한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어떤 동물이든 입양 전 수반되어야 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복남이의 성장과정을 영상으로 공개하는 과정에서 악플이나 비판적인 시선도 따라왔다.


허씨는 "복남이를 보고 신기해하는 분들도 있었고 돼지라는 이유로 더러운 걸 집에서 어떻게 키우냐고 욕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또 돼지를 키우는데 삼겹살은 안 먹느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계셨다. 복남이는 식용돼지가 아니고 제가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인데 말이다"라며 "사실 돼지는 깨끗한 동물인데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라고 전했다.


또한 복남이의 코 색깔이나 유독 작은 이유를 두고 학대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악플도 존재했다. 허씨는 "복남이의 선천적인 고관절 장애와 건강상의 문제가 있음에도 정확히 모르면서 함부로 판단하는 부분들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복남이를 키우며 개나 고양이에 대한 복지 부분도 미미하지만, 특수 동물의 상황은 더욱 열악함을 느낀 허씨는 "개나 고양이는 반려동물이지만 돼지는 가축이다. 반려동물이 아니라서 등록조차 되지 않는다. 돼지뿐만 아니라 토끼, 파충류 등 특수 동물들 역시 해당되는 내용이다. 그래서 쉽게 버려진다"라며 "여름철 휴가 시즌이 지나면 외지의 산, 계곡, 바다에 수많은 동물들이 버려진다. 그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동물 관련한 법안은 반드시 지금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허씨 외에도 특수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이 모두 공감하는 사안이다. 여우공식 채널은 일상뿐 아니라 정보 공유를 위한 영상도 제작한다. 정보 부족으로 인한 유기 및 파양을 막기 위함이다.


유튜버 여우공식은 퍼블릭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우에 대한 정보는 글로 되어있었다. 때문에 단순하게 정보만 전달할 뿐 정확하게 여우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전달할 수 없었다. 이 부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영상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여우의 무분별한 입양을 막고자 ‘여우 키우기가 왜 힘든지, 얼마나 큰 책임감이 따르는지’에 대해 알리는 것이 ‘여우공식’의 운영 목적이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쿤 마쿤이를 키우고 있는 이상명 씨도 유튜브 채널 '마쿤'을 운영하며 특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마쿤이를 두고 '개나 키우지 왜 라쿤을 키우냐', '잡아먹고 싶다'라는 악플을 경험하기도 했다.


특수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환경 개선도 중요하지만, 키우는 사람들의 생명 존중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씨는 "아직도 동물을 소유물로 생각해 유기하는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해당 동물에 대해 공부 정도는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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