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박승욱의 영화 같은 커리어 "전국체전 결승 뛰다가, 아챔 결승 나가네요"
[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지난 6월까지 K3리그(3부) 무명 선수였던 박승욱(포항스틸러스)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게 됐다. 그는 "인생이 한순간에 바뀌었다"며 극적인 '신분상승'을 기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승욱은 지난 20일 본인에게 일어난 일이 아직까지 얼떨떨하다. 포항이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난적' 울산현대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주전으로 자리잡은 박승욱이 풀타임을 소화해 승리에 기여한 경기였다. 그는 올해 여름까지 K3리그 소속 부산교통공사에서 뛰다가 김기동 감독의 지목을 받아 포항에 입단했다. 단 4개월 만에 뛰는 무대가 아예 달라졌다.
그는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전국체전 결승 뛰던 내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뛰게 됐다. 전 소속팀 친구가 소감을 묻더라. 정말 꿈만 같은 일이다. 아니, 사실 꿈꿔보지도 못한 일이다. 이런 일은 생각조차 못했다. 몇 개월 사이에 인생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여기까지 온 것도 신기한데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내 경쟁력을 더 시험해보고 싶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박승욱은 아직 팀 응원가도 외우지 못한 신인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확정한 순간 선수들과 팬들이 교류하는 순간이 신기했으나 응원가를 알지 못해 입모양만 따라했다.
그는 "K3리그에는 없는 문화였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경기를 이기고 나서 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게 신기했다. 사실 난 응원가를 모른다. 입모양 보고 부르는 척만 했다. 상황을 온전하게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팬들과의 교감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느낀 순간이었다. 그래서 (권)기표와 (이)준이한테 응원가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걔네들은 아직도 안 외우고 뭐 했냐며 혼내더라. 빨리 응원가부터 외울 생각"이라며 웃어보였다.
포항에서 풀백 포지션을 맡고 있는 박승욱은 대학 시절까지 미드필더였고 장점은 킥력으로 꼽혔다. 울산전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는 "솔직히 말하면 부담이 너무 컸다. 자신감이 많은 스타일인데도 불구하고 섣불리 차고 싶다고 말을 못하겠더라. 한 발 빠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5번 키커 강상우가 골망을 가르는 순간 강상우를 비롯해 신광훈, 신진호 등 고참급 선수들은 눈물을 쏟아냈다. 이 와중에 박승욱은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모든 광경을 지켜봤다. 그는 "나는 감수성이 그렇게 풍부한 편이 아니다. 기적 같은 일에 신기할 뿐이었다. 이런 대단한 형들과 함께 무언가를 이뤘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스러웠다. 상우 형, 광훈이 형, 진호 형 모두 포항에 대한 애정이 크다. 내게 일어난 일이 너무 신기해서 좋아할 겨를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전 강상우는 "승욱이는 내가 키웠다. 선배로서 프로 세계의 맛을 약간 보여줬다"며 훈훈한 동료애를 과시한 바 있다.
박승욱에게 동의하는지 묻자 그는 명확한 대답 대신 장난스러운 말투로 "그런 맛은 못 봤는데…"라며 "상우 형은 우리 팀이 힘들 때 많은 역할을 해내줬다. '승리의 맛'은 확실히 보여준 것 같다. 울산전 5번 키커로 부담도 많이 됐을 텐데 대단하다. 상우 형은 내성적이지만 (오)범석이 형이 없을 때 주장 역할도 잘해준다.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일부러 목소리도 더 크게 내는 게 보인다. 프로페셔널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포항이 12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관문만 남아있다. 11월 2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알힐랄과 우승컵을 두고 격돌한다.
박승욱은 "이제 사우디로 간다. 어떻게 보면 프로의 시작 단계부터 높은 위치에 오르게 됐다. 기적이다. 더 열심히 해서 프로를 꿈꾸는 선수들, 프로에서 경기를 못 뛰는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 영화 '골'의 주인공 뮤네즈처럼. 지금 이룬 것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어린 친구들을 지도하는 내 친구는 나보고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고 그러더라. 진짜 뿌듯하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박승욱은 "이제 리그 일정에 온 집중을 쏟겠다. 당장 인천유나이티드전이 매우 중요하다. 파이널A, B의 향방을 결정하는 경기다. 감동은 딱 이틀만 즐기겠다. 다시 리그를 준비해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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