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쏟아진 폭우가 깨웠다, 10년만에 울산 단감 울린 이 병
울산 지역 지난 8월 한 달간 울산지역에는 25일 동안 비가 내렸다. 사실상 비가 한 달 내내 온 셈이다. 또 지난 7월에도 울산에서는 12일 동안 비가 내렸다.
이렇듯 올여름 잦았던 비는 수확 철 단감 농가를 울리고 있다. 10여 년 만에 단감에서 탄저병이 생겼기 때문이다. 탄저병은 땅속 등에 있는 탄저병균이 빗물에 튀어 농작물로 옮겨붙으면서 과일에 검정 반점 등이 생기는 병이다. 올여름 잦은 강우로 인한 낮은 일조량과 높은 습도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울주군에 따르면 최근 범서읍 단감 농가 20~30%에서 탄저병이 발견됐다. 특히 범서 지역에서 3만3000㎡ 이상 대형 규모로 단감 농사를 짓고 있는 30농가 이상이 이미 피해를 봤다. 탄저병은 발생 초기에는 별다른 피해가 눈에 띄지 않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부터 검은색 점이 생기고 감 꼭지가 약해지며 낙과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농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무서운 탄저병이 나왔다”며 “재해 보험 대상도 아니어서 막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보상범위는 태풍이나 우박 등 자연재해로 한정돼 있다.
탄저병이 발생하면서 지역 단감 생산량도 50~80%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탄저병 방역에 나서더라도 포자가 토양에 잠복 상태로 있다 보니 여러 해에 걸쳐 피해가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단감나무를 신품종으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이선호 군수는 단감 농가를 방문해 “탄저병이 더는 퍼지지 않도록 농가에 필요한 예방약제 등을 지원해 피해 최소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식물에서 발생하는 탄저병은 동물이나 인간에게 발생하는 탄저병과는 다른 별개의 진균류에 의한 감염이다. 고추·딸기·사과 등에서 발견되는데 증상은 조금씩 다르다. 최근 경남 고령 지역 명품 농산물인 ‘고령딸기’에서 잎이 기형적으로 커지고 뿌리가 썩는 등 탄저병이 발생해 피해가 퍼지고 있다.
고추에 나타나는 탄저병의 첫 증상은 초기에 열매에 오목하게 들어간 어두운 초록색 점이 생기는 것이다. 이후 점차 둥근 겹무늬가 커지면서 주황색 점들이 나타나고 검게 썩어들어 간다. 사과 탄저병은 초기에 검은색 작은 반점이 껍질에 나타난다. 이후 점차 감염 부위가 넓어지면서 표면이 움푹 파이고, 열매 안쪽이 갈색으로 변한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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