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못본 누리호 페어링 분리..'휴보 아빠'가 포착했다
‘휴보 아빠’ 오준호 KAIST 교수가 21일 발사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1,2단과 페어링 덮개가 분리되는 장면을 촬영해 공개했다. 누리호 1단 분리 장면은 발사 당일 방송 카메라에 부분적으로 잡히긴 했지만, 연소가 끝난 1,2단이 분리돼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과, 최상단에 있던 페어링이 분리되는 장면은 공개된 적이 없다.
오 교수가 누리호를 촬영한 곳은 나로우주센터에서 동북쪽으로 20㎞ 떨어진 백야도다. 오 교수는 누리호 촬영을 위해 21일 오전 전남 여수를 통해 백야도 서쪽 해안가 도로변에 진을 쳤다. 오 교수가 중앙일보에 공개한 사진 속에는 발사후 127초가 지난 뒤 누리호 1단부가 고도 59㎞ 상공에서 떨어져 바다로 떨어지는 장면이 단계별로 담겨있다. 연속 촬영한 장면을 합성한 형태다. 누리호 1단부는 나로우주센터에서 남남동쪽으로 413㎞ 떨어진 일본 규슈(九州) 서쪽 바다에 낙하했다.
오 교수는 3단부 위에 탑재된 인공위성 더미를 덮고 있던 페어링 덮개가 분리되는 장면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페어링은 발사 후 233초가 지나고 고도 191㎞까지 올라갔을 때 이뤄졌다. 고도 191㎞는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자신의 우주기업 버진갤럭틱이 만든 우주선을 타고 올라간 높이의 배가 넘는 지점이다. 누리호 페어링 낙하지점은 나로우주센터에서 1514㎞ 남쪽, 필리핀 북동쪽 바다에 떨어졌다.
오 교수는 이날 촬영을 위해 500㎜ 추적용 줌렌즈가 달린 카메라와 3500㎜ 촬영용 줌렌즈를 단 카메라 두 대를 활용했다. 누리호 추적은 카메라에 연결된 모니터를 통해 이뤄졌다. 촬영용 카메라와 추적용 카메라를 연동해 누리호의 단 분리 장면을 촬영했다.
오 교수는 “이번에는 모니터를 보고 반자동 방식으로 누리호를 추적했지만, 내년 5월 2차 발사 때는 완전 자동 방식의 추적과 촬영장치를 갖추고 재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인간형 로봇 휴보를 만든 사람으로 유명하지만, 연구실 꼭대기에 개인 천문대를 설치할 정도로 천문관측 마니아이기도 하다. 지난 2월 코스닥에 상장된 오 교수의 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뿐 아니라 천문관측 장비도 만들고 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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