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준석 종로출마설에 속앓이 "내보낼 선수가 마땅찮네"
“저는 상계동(서울 노원병)에서 당선되는 게 꿈입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서울 종로 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해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제가 종로에 뛰는 것도 할 수는 있겠지만 제가 가장 필요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은 한다”고 말했다. 종로 보궐선거는 내년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다.
▶사회자=“대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가 종로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후보가 요청한다면?”
▶이준석=“후보가 급하다면 저에게 (종로 출마가 아닌) 병참 역할을 요구할 거다.”
▶사회자=“절대로 안 나간다는 건가.”
▶이준석=“완벽하게 (여지를) 끊어버리면 더불어민주당이 전략을 짜는데 너무 쉬워지니 여지는 열어놓겠다.”
이런 애매한 답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 역시 복잡 미묘하다. “원내 진입이 필요한 이 대표의 종로 출마 가능성이 큰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쪽에서 내보낼 선수가 마땅치 않다”(익명을 요구한 최고위원)는 반응이 꽤 많다. 2030의 지지를 받는 이 대표에 맞설만한 인물이 적고, 만약 다른 인물이 나와도 거센 ‘정권교체론’ 탓에 보선 자체가 쉽지 않다고 본다.
민주당의 지도부 인사는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 ‘정치 1번지’ 종로의 상징성이 큰 데다 이번에는 대선까지 연동돼 후보 선정 자체가 ‘고차방정식’이 됐다”고 전했다.
“이재명의 상호보완재 돼야”…러닝메이트론
'고차방정식' 중에 자주 회자 되는 것이 ‘이재명 후보 러닝메이트론’이다. 이재명 후보 캠프 출신의 한 중진 의원은 “우리도 이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고 나아가 ‘시너지’를 낼 ‘러닝메이트’격의 인물을 세워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약한 여성층에 어필할 수 있거나, 중도로의 외연 확장이 가능한 후보를 찾자”(서울시당 인사)는 말이 나온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이런 맥락이다. “전국적 인지도가 있고, 여성 표심에 어필할 수 있다”(한 당직자)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또 추 전 장관 측도 “제안이 와도 추 전 장관이 받지 않을 수 있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추 전 장관의 주 지지층이 강성 당원인데, 이 후보와 겹치는 측면이 있어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한 친문 인사)는 전망도 있다.
일각에선 “중도 성향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후보로 세워야 한다”(서울권 중진)는 주장도 나온다. 김 전 부총리가 오는 24일 신당 ‘새로운 물결’(가칭)을 창당하며 ‘제3지대’ 노선을 분명히 할 태세다. 김 전 부총리의 확장성을 고려해 영입 대상에 올려놓자는 주장인데, "대선 출마 의지가 분명한 그의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을 것”(한 당직자)이란 회의적 전망도 만만찮다.
“종로 밑바닥 민심에 주목해야”…독자후보론
종로 보선의 원인을 제공한 건 이낙연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다. 민주당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독자적 영향력을 낼 중량감 있는 인사나 밑바닥 민심에 호소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인사를 내야 한다”(서울권 재선)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거론되는 이가 21대 총선 종로 출마를 저울질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19일 CBS라디오에서 “연고와 중량급으로 보면 임 전 실장이 거론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 측 인사도 “아직 결정된 바는 전혀 없지만, 보선 출마라는 건 ‘구원투수’처럼 당이 지명하면 나가는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다만 “현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그가 종로에 나오면 정권교체론이 커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서울 초선)며 손을 내젓는 이들도 꽤 있다.
바닥 표심에 강하다는 점에서 김영종 종로구청장 차출설, 또 '승산이 높은 카드'로 종로에서 두 차례(19·20대) 금배지를 단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재등판설까지 당을 떠돌고 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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