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에도 테슬라 '어닝 서프라이즈' 비결은

배준희 2021. 10. 2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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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출처=로이터연합)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도 불구하고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해 주목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3분기 24만1300대 차량을 고객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보다 73% 더 많은 수치다.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은 138억달러(약 16조2150억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16억달러(약 1조8793억원)로 전년 동기(3억3100만달러) 대비 5배 가까이 급증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훌쩍 웃돌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3분기 매출과 순이익으로 각각 136억달러, 13억달러를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사업 초기부터 공급망 수직 계열화에 적극 나섰던 것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기존 완성차 업계와 달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생산 체계가 수직적으로 결합돼 있어 칩 공급난 사태 충격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핵심 기술을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관련 부품망을 통합하는 역량이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다. 기존 완성차 업체의 경우 여전히 내연기관 중심으로 복잡한 공급망 네트워크가 구성돼 있는 반면,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공급망 체계가 명료하다는 차이점과도 무관치 않다.

가령, 대부분 완성차 업체는 다수 부품 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지만, 이들은 공급망이 워낙 복잡해 외부 충격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가파른 전장화로 부품 수가 수만 개를 넘어 재고 관리가 까다롭다. 이 때문에 개별 자동차 회사가 일일이 부품을 사와서 재고 관리를 하기 버겁다. 그렇다고 재고를 여유 있게 가져가도 현금이 과도하게 지출되는 부작용이 빚어진다. 이런 이유로 공급망 관리가 어려워지자 내연기관 완성차 업계에서는 모듈화를 통한 외주화, 원가 절감을 위한 브랜드 간 수평 계열화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핵심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도 테슬라만의 강점이다. 가령, 테슬라 엔지니어팀은 자동차 생산 핵심 부품이자 반도체 병목 현상 주범으로 꼽힌 마이크로컨트롤러를 대체할 수 있는 옵션 기술을 직접 설계했다.

물론 이 같은 강점에도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로 테슬라의 비용 부담 역시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테슬라는 3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반도체 부족, 항만 혼잡, 전력난 사태 등 다양한 문제가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조건이 허용하는 한 최대 가동률로 생산 라인을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배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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