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문학의 만남, 특별한 개막식으로 출발
[성하훈 기자]
▲ 3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 |
ⓒ 강릉국제영화제 |
영화와 문학, 거장과 신예, 그리고 강릉을 앞세운 3회 강릉국제영화제가 22일 저녁 강릉아트센터에서 개막식을 열고 열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첫발을 뗀 지 얼마 안 된 신생 영화제라고는 하지만 오랜 시간 부산영화제를 이끌었던 김동호 이사장과 김홍준 감독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어 겉모습만 보면 부산, 전주, 부천, 제천 등 국내 4대 영화제 급으로 평가될 정도다.
개막식에 참여한 인사들의 면면은 이를 확인해 준다. 부산영화제 이용관 이사장을 비롯해 전주영화제 이준동 집행위원장, 부천영화제 정지영 조직위원장과 신철 집행위원장, 제천영화제 조성우 집행위원장 등 국내외 주요 영화제의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여기에 김진유 감독, 김한민 감독, 신수원 감독, 이정향 감독, 이창동 감독, 이현승 감독, 최하나 감독, 홍지영 감독과 배우 강수연, 기주봉, 류승룡, 오나라, 박명훈, 양동근, 예지원, 오지호, 임원희, 전노민, 정우성, 조인성, 한예리 그리고 피아니스트 노영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인들과 문화예술인들이 자리를 빛냈다.
<봄날은 간다>, <준호>, < 1+1 >, <러브씩>, <컬러 오브 브라스>, < 1번 국도 >, <맛있는 저녁식사>, <사이렌> 등 공식 상영작의 감독 및 배우들과 해외 영화인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 3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조인성 정우성 배우 |
ⓒ 강릉국제영화제 |
다른 영화제와는 전혀 다르게 특별하게 진행되는 개막식은 올해도 눈길을 끌었다. 1회 때 영화를 주제로 시네콘서트 형식의 개막식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이 흐름이 이어지면서 강릉영화제의 상징처럼 됐다.
허진호 감독 <봄날은 간다>의 장면이 개막식의 시작을 알렸다. 영화 속 술에 취한 유지태 배우가 택시를 타고 무턱대고 강릉으로 가자고 하는 부분이었다. 올해 개봉 20주년을 맞는 <봄날은 간다>는 강릉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제 기간 중 특별상영과 스페셜이벤트가 준비됐다.
이어 강릉 출신의 배우 연우진이 일반적인 사회자가 아닌 오프닝 호스트로 모습을 드러냈다. 개막식 순서를 안내하는 역할이었다. 올해 아카이브 필름을 이용한 파운드 푸티지 영상과 라이브 공연이 결합된 '모던 강릉'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KBS 디지털아카이브에서 발굴된 1978년~1981년의 강릉 촬영 영상을 바탕으로 이를 무성영화 형식으로 라이브 연주와 함께 상영하는 방식이었다. 오죽헌과 신사임당 동상, 응변대회 등등 옛 모습이 담긴 영상을 통해 지난 시간을 추억할 수 있도록 현대적인 음악이 돕는 방식을 취하면서 자연스럽게 강릉을 부각시켰다.
주요 상영작이 영상으로 소개됐고, 올해 영화제의 개막작인 <스트로베리 맨션>의 앨버트 버니 감독이 직접 등장해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직접 작품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김동호 이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김 이사장은 "가급적 무대에 안 오르려고 했으나 지난 5월 11일 한국영화계의 큰 별 고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이 세상을 떠났다"는 말과 함께 한국영화 전체와 강릉영화제 출범에도 기여했던 고인을 애도했다. 이어 개막식에 참석한 유가족을 향해서도 위로의 말을 전했다.
▲ 3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 |
ⓒ 강릉국제영화제 |
복합예술공연으로 막을 연 강릉국제영화제는 올해 마지막 국제영화제다.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으나 준비된 행사들은 꽤 풍성하다.
명실공히 영화제의 다보스 포럼을 지향하는 '강릉포럼'은 전 세계 주요 영화제 수장들이 영화제의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비전과 연대 방안을 모색하는 강릉포럼은 영화제의 다보스 포럼을 지향하는 국제포럼으로'당신은 여전히 영화(관)을 믿는가?(Do You Still Believe in Cinema?)'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바냐 칼루제르치치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브리나 바라체티 우디네극동영화제 집행위원장, 리카르도 젤리 피렌체한국영화제 집행위원장, 조안 고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벤자민 이요스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프로그래머 등 총 9개 영화제 9명의 국제영화제 수장들이 모두 강릉에 모여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책과 영화' 두 장르를 넘나드는 대화를 나누며 흥미로운 관점들을 관객들과 공유하는 토크 프로그램 배롱야담은 확장됐다. 김초엽, 조선희, 정지돈, 금정연, 김꽃비, 이주익, 김호연 작가와 함께 6회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특히 강릉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많이 찾는 고래책방, 구슬샘 문화창고, 지앤지오 말글터, 임당생활문화센터, 봉봉방앗간 등 강릉의 이색적이고 특색있는 공간들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 지역에서 열리는 영화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지역에 친근한 강릉대도호부관아에서는 영화제 기간 동안 '관아극장'을 열고 무료 야외 상영을 진행한다. 강릉 작가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숨은 강릉의 아름다움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전시 프로그램,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와 함께하는 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 영상 제작 프로그램,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 이벤트 'GIFF BOX'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 |
ⓒ 강릉국제영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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