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원자재發 인플레이션'은 한시적 현상?

김소연 입력 2021. 10. 23. 09:30 수정 2022. 4. 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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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중심부도 곤충 생물량 98% 줄어든 '대멸종 시대'
친환경과 그린플레이션 사이 균형점은 어디에?

원자재발(發) 인플레이션 공포가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원유, 천연가스 같은 에너지원부터 알루미늄, 구리, 아연 등의 광물까지 원자재 전반에 걸쳐 심상찮은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세계적인 고물가 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또 다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도 심상찮습니다. 유가가 올라 전력난이 유발되면 전기로 생산하는 광물 가격이 다시 급등하는 식인 거죠. 그뿐인가요. 비료의 핵심 원료인 암모니아는 천연가스에서 추출되는데, 천연가스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면서 비료 생산이 줄고 그 결과 다시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양상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급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나타난 수요 폭발이 첫손에 꼽힙니다. 많은 전문가가 “내년 2분기 이후부터는 안정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하지만, 더 멀리 보면 비관적인 포인트가 꽤 많습니다.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의 명쾌한 해답’이란 부제가 달린 책 ‘적을수록 풍요롭다’가 최근 출간됐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2020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책의 저자 제이슨 히켈은 작금의 시대를 ‘대멸종 시기’라고 명명합니다. 2018년 한 연구팀이 푸에르토리코 엘 윤케 열대우림의 곤충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지난 36년간 정글의 중심부에서도 곤충 생물량이 98%까지 감소했다는 게 핵심입니다. 곤충이 사라지면 모든 것이 붕괴됩니다. 여기에 기후 변화가 기름을 부었죠. 과학자들은 어림잡아 지구 온도가 1도 올라갈 때마다 주요 곡물 수확량이 10%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실제 전 세계 농지의 5분의 1에서 작물 수확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지구에서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는 기간이 60년밖에 안 될 수도 있다는 경고마저 나왔습니다. 바다도 다를 바 없습니다. 세계 어족 자원의 85%가 현재 고갈되거나 붕괴 직전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2048년에 아시아 태평양에서 어업 산출량이 0이 될지도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예측입니다.

이 같은 생태 위기의 해결책으로 히켈은 ‘탈성장’과 ‘청정에너지에 집중한 그린뉴딜’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다시 문제가 생깁니다.

탄소중립 등 친환경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고 있다는 ‘그린플레이션(Green+Inflation)’ 논란이 뜨거운 요즘입니다. 비싼 데다 효율도 낮은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서두르며 에너지 대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이죠. 특히 요즘처럼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시절에는 심각성이 한층 더 대두됩니다. 악순환의 고리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꼬여 있는 느낌입니다.

‘원자재발 인플레이션’이 코로나 팬데믹의 긴 불황에서 벗어나려던 세계 경제에 다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까요? 당장 해답과 대안은 찾아내지 못해도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죠. 매경이코노미가 ‘원자재발 인플레이션’을 이번 호 대표 상품으로 준비한 배경입니다. 후식으로 작금의 시대에 걸맞은 투자 전략도 준비했습니다.

[김소연 부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0호 (2021.10.20~2021.10.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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