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임대차 시장에 쉼표 한 번 찍어봅시다

입력 2021. 10. 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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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임대차 3법 여파로 전셋값 급등, 신규-갱신 계약 가격 벌어져
한시적 양도세 감면으로 매물 늘리고, 매매 수요 전환 유도를

전셋값이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백약이 무효’다. 최근 전셋값 상승은 임대차법 영향이 크다. 이번 정부 출범 후 전셋값은 역대 정부 중 가장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나, 지난해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폭등세로 급변했다.

KB국민은행의 아파트 전세가격지표를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지난해 7월 임대차법이 통과되기 이전 1년간 서울 전셋값은 3.4% 뛰었지만 임대차법이 통과된 이후 1년간 18% 폭등했다.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던 지방마저 같은 기간 0.13%에서 7.14%로 올랐다. 정부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으로 봤지만 국민 신뢰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2019년 7월 이후 단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다는 점이다. 9월 첫째 주까지 무려 109주간 상승세를 보였다. 이제는 집을 사는 것은 고사하고 전셋집도 구하지 못해 수도권 외곽 전세 난민으로 밀려나는 실정이다.

임대차법으로 같은 단지도 신규 계약과 계약 갱신 간 가격 격차가 벌어져 불안감을 더욱 부추긴다. 내년 여름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데 신규 계약 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은 전세 계약조차 힘들다고 판단해 ‘패닉바잉’으로 내몰린다. 이로 인해 매매 가격이 더욱 치솟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겠다는 정부 방침으로 서민은 더욱 힘들어질 공산이 크다. 대출 총액 규제에 발맞춰 전세대출마저 규제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무상으로 돈을 풀어 경제를 안정시키려 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대출금을 막겠다는 것인데 코로나19로 불안한 시국에 적절한 대책인지 의심스럽다. 논란이 커지자 전세대출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지금까지의 규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현 정부에서 그렇게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래도 현 상황에서 교과서적으로 사용 가능한 방법은 역시 수요와 공급 대책이다.

먼저 전세 공급을 단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집 주인이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거나 전셋값을 올리지 않을 경우 한시적으로 양도세와 종부세, 재산세 등을 대폭 감면한다면 전세 물량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전세 물량이 많아지면 전셋값은 하향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도세를 감면할 경우 시장 물량 증가로 매매 가격이 하락할 수 있는데, 많게는 10%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다음은 수요 부문이다. 정부는 전세대출이 줄어들면 수요가 감소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지금 시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보다는 전세 수요를 매매나 월세로 전환시키는 노력을 단기적으로 해볼 만하다. 먼저 매매로 전환시키려면 대출을 늘려줘 집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 동시에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주면 상당수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월세 세입자 세금 공제 등을 강화한다면 전세 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서는 하기 힘든 결정이겠지만 한시적으로라도 추진한다면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0호 (2021.10.20~2021.10.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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