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국지수 편입, 이제는 결단할 때

임상균 입력 2021. 10. 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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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풀었던 돈줄이 조여들기 시작했고, 원자재 가격은 동반 급등한다. 중국은 헝다그룹 디폴트 우려에 전력난 이슈까지 불거졌다.

모두 한국 경제나 기업에서 발생한 악재가 아닌데 정작 가장 많이 떨어진 증시는 한국이다. 테이퍼링 논의가 본격화한 9월 이후 10월 14일까지 당사국인 미국의 경우 다우와 나스닥지수는 각 1.27%와 2.86%씩 내렸다. 헝다그룹이 속한 상하이종합지수는 되레 0.4% 올랐고 홍콩항셍지수만 3.5% 내렸다.

코스피는 6.58%나 빠졌다. 유사한 성격의 대만(-6.3%)보다 더 빠졌고, 일본 닛케이225는 1.64% 올랐다. 9월 이후만이 아니다. 올 들어 유난히 한국 증시가 외면받는 현상이 뚜렷하다. 외국인 매도가 결정적이다. 올해 외국인 총 순매도가 28조원에 달한다.

외국인 매도 공세만 진정된다면 한국 증시의 왕따 신세도 벗어날 듯하다. 그래서 매경이코노미는 9월 15일 발간된 추석합본호에서 한국 증시 레벨업 돌파구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정부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적극 나서야 할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글로벌 자본 시장은 특정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펀드가 주도하고 있다. 그래서 패시브 펀드가 추종하는 주요 지수가 중요한데 그중 가장 영향력이 큰 지수가 MSCI지수다.

한국 증시는 현재 MSCI 신흥국에 편입돼 있다. 지난 6월 선진국 승격을 기대했지만 무산됐다. 2014년 선진국 진입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에서 탈락한 후 7년 연속 고배를 마시고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이미 선진국 대우를 받고 있다. 올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렸다. 진정한 선진국들의 모임이라는 OECD 내 개발원조위원회(DAC)에는 2010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0위고, 주식 시장 시가총액은 8위다. 채권 시장은 이미 MSCI 선진국에 포함돼 있다. 아무리 따져봐도 MSCI 선진국에 못 들어갈 이유가 없다.

결정적 요인은 역외 외환 시장의 부재다. MSCI는 원화가 24시간 거래돼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한국 정부는 극도로 꺼린다. 환율 변동이 심해지고, 급변동 때 정부가 개입할 타이밍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트라우마다.

하지만 MSCI 선진국 격상으로 수반되는 환율 안정 효과가 이런 우려를 상쇄할 수 있다. 신흥국 투자 펀드들은 대부분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하고, 선진국 추종 펀드는 중장기 투자를 한다. 더구나 한국 증시는 신흥국 편입 증시 중 외국인 매매와 자금 이동이 가장 용이하다. 코스피를 외국인의 ATM기라고 부르는 이유다.

선진국지수로 넘어가면 이런 환율 변동 요인이 줄어든다. 게다가 투자자들은 최근 증시 부진을 두고 공매도 재개를 단행한 정부를 성토한다. 1000만을 넘어선 주식 투자자를 달래기 위해서라도 MSCI 선진국 편입을 추진해볼 만한 타이밍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9월 중순 국회에서 MSCI 선진국 편입에 대해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준비를 차근차근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외면한다고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발언했다.

고개부터 저었던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정부 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혹여나 대선 스케줄을 쳐다보고 있다면 오판이다. 차기 정권을 위해 기다릴 만큼 증시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

[주간국장 sky221@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0호 (2021.10.20~2021.10.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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