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리뷰]유가 상승에 '사상 최고' 생산자물가..고물가 연말까지 간다

주상돈 2021. 10. 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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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생산자물가 역대 최고치
정부 '유류세 인하' 공식화
탄중위, NDC 40%로 추가 상향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생산자물가가 지난달에도 오르며 11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 4월 사상 최고를 찍은 후 6개월째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물가 상승 압력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1.13(2015년 100 기준)로 전월 대비 0.2% 올라 196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물가 강세는 공산품과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공산품은 전월 대비 0.3% 오르면서 1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산품 중에서 석탄 및 석유제품이 2.1%, 제1차 금속과 화학제품이 각각 0.4% 상승했다.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은 2.0%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에너지 가격도 2.1% 올랐다.

◆정부 '유류세 인하' 공식 발표…ℓ당 123원 싸질 듯= 기획재정부가 내년 3월까지 유류세를 15%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 "올 겨울을 넘어가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인 시기와 인하폭까지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정부는 유류세 한시적 인하를 공식화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2일 "6개월 전후로 15% 정도 유류세를 깎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평균 휘발윳값이 ℓ당 1820원을 웃도는 점을 감안할 때 유류세를 15% 내리면 1700원 초반대로 떨어지게 된다.

정부는 구체적인 인하폭과 시기를 다음주에 발표할 방침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겠다"면서 "26일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세부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류세를 15% 낮출 경우 휘발윳값은 ℓ당 최대 123원, 경윳값은 87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값은 30원씩 낮아지게 된다. 유류세는 교통세와 교육세, 주행세 등으로 구성된다. 교통세의 법정세율은 ℓ당 475원(휘발유 기준)으로 고정돼 있다. 세법 시행령상 탄력세율을 적용하면 휘발유 기준 교통세는 529원, 주행세는 138원, 교육세는 79원으로, 휘발유 1ℓ당 유류세는 이를 모두 더해 746원이 된다. 여기에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면 820원이 된다. 820원에서 15% 인하하면 123원이다. 이날 기준 서울의 평균 휘발윳값이 ℓ당 1825원인 점을 감안하면 123원을 뺀 1702원이 된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현재 정부는 유류세 인하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나, 인하 폭과 적용기간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NDC 상향에 배출권 가격 급등 우려…전기료도 오른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오는 2030년 온실가스를 40% 줄이고, 2050년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급발진 탄소중립 목표를 확정하면서 탄소배출권과 전기료 급등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계 뿐 아니라 온 국민이 느끼는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탄중위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에 따라 산업계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규모를 2018년 배출량(2억6050만t) 대비 80.4% 줄여야 한다. 산업계는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과 맞물려 2030년까지 3790만t의 탄소를 감축하고, 다시 2050년까지 1억7150만t을 추가 감축해야 한다. 특히 NDC 상향안 확정으로 당장 내년부터 기업의 배출권 구매비용 급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탄중위 역시 전날 발표한 시나리오안에서 "배출권거래제의 총 배출허용량을 엄격 관리해 탄소중립 달성을 유도해야 한다"며 배출권 가격 급등 가능성을 내비쳤다.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8%를 차지해 탄소중립 압박을 크게 받는 철강업계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배출부채는 4200억원 정도인데, 기업마다 배출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져 배출부채 역시 덩달아 늘어날 전망이다. 배출부채는 정부가 할당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초과할 경우 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을 구매하기 위해 쌓아두는 충당금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부채 규모 상위 5개사가 재무제표에 반영한 올해 상반기 배출부채는 누적 기준 총 4196억원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배출부채가 가장 많은 곳은 기아로 2169억원이다. 이어 현대제철은 1339억원, 포스코는 422억원의 배출부채를 반영했다.

◆이달 수출도 36.1%↑…증가세 12개월 연속 이어지나=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이상 늘어나며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전체적으로도 수출이 증가할 경우 수출 증가세는 12개월 연속 이어지게 된다.

21일 관세청에 다르면 10월 1~20일 수출액은 34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1%(90억7000만달러) 늘었다. 이에 따라 누적 수출액은 501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1061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달 1~20일 조업일수는 13일로 전년 동기(12일)보다 하루 많았다. 이를 고려 시 일평균수출액은 지난해 10월 20억9000만달러에서 올 10월 26억3000만달러로 25.7% 늘었다.

품목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23.9%)와 석유제품(128.7%), 승용차(10.5%), 무선통신기기(2.6%), 선박(93.5%), 정밀기기(26.7%)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30.9%)과 미국(37.1%), 유럽연합(EU·42.1%), 베트남(15.0%), 일본(51.9%), 대만(61.4%) 등으로부터의 수출이 늘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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