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록밴드 감성으로 공동창작.. "음악적 시너지로 빅뱅"

김용현 2021. 10. 23.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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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너드커넥션'을 지금까지 붙잡아준 건 연세대 학생밴드 '메두사'의 동아리방 문 앞에 붙어있던 쪽지 한 장이었다.

밴드가 연습하던 자작곡을 우연히 들은 한 학생이 무슨 노래인지 알고 싶었지만 찾을 수 없어 붙인 쪽지였다.

너드커넥션이 오는 27일 첫 정규앨범 '뉴 센츄리 마스터피스 시네마'(New Century Masterpiece Cinema, 신세기 명작극장)를 발매한다.

-1집 앨범에 수록된 곡을 소개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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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가] 밴드 '너드커넥션'
밴드 너드커넥션이 데뷔 4년 째인 오는 27일 첫 정규앨범 ‘뉴 센츄리 마스터피스 시네마’를 발매한다. 왼쪽부터 멤버 신연태, 서영주, 박재현, 최승원. 유어썸머 제공


밴드 ‘너드커넥션’을 지금까지 붙잡아준 건 연세대 학생밴드 ‘메두사’의 동아리방 문 앞에 붙어있던 쪽지 한 장이었다. 밴드가 연습하던 자작곡을 우연히 들은 한 학생이 무슨 노래인지 알고 싶었지만 찾을 수 없어 붙인 쪽지였다. 막 밴드를 결성했던 서영주(보컬·서브기타) 최승원(메인기타) 박재현(베이스기타) 신연태(드럼)는 그 첫 번째 팬의 쪽지에 희망을 품었다.

이들은 이듬해인 2018년 ‘에머겐자 세계밴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덕분에 같은 해 독일 ‘타우베르탈 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신인 밴드가 흔히 할 수 없는 세계무대 경험이었다”고 멤버들은 입을 모았다. 보컬 서영주는 올해 JTBC ‘싱어게인’에 ‘26호 가수’로 등장해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후원하는 ‘2021 뮤즈온 아티스트’에도 선정됐다. 데뷔 4년째인 인디 밴드로선 작지 않은 성취다.

너드커넥션이 오는 27일 첫 정규앨범 ‘뉴 센츄리 마스터피스 시네마’(New Century Masterpiece Cinema, 신세기 명작극장)를 발매한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소속사 유어썸머 사무실에서 이들을 만났다.


-정규앨범 1집을 소개해달라.

“하나의 주제로 만든 여러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앨범을 구성했다. 주제는 우리 밴드가 슬로건처럼 말해왔던 ‘어지러운 세상, 따뜻한 노래’다. 멤버 네 명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창작 방식으로 작업했다. 그늘진 것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것들을 따뜻하게 표현하려 했다.”(영주)

-2018년 데뷔했는데 정규 앨범 작업이 늦어졌다.

“밴드 결성 자체가 음악인생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더 많은 내공이 필요했다. 3년 정도 지나니 이제 만들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승원)

“저희 세계관이 점점 확고해지는 시간이었다. ‘콜드플레이’ ‘라디오헤드’ 등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영국 록밴드 사운드를 새롭게 표현하고 싶어 장르를 재해석했다.”(영주)

-청년 멤버 넷의 공동 창작은 어땠나.

“1집 작업을 하면서 한 팀이 된 느낌이다. 지금까지는 서로의 재능을 합쳐가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멤버들이 만들어낸 이 세계를 어느 방향으로 발전시킬까’ 고민하는 과정이 될 것 같다. 전환점이 되는 작업이었다. 다수결이 아니라 각자의 의견을 모두 존중하는 방식은 때로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지만, 최선의 방법이었다.”(승원)

“창작은 한 명이 할 때는 막막한데, 네 명이 하면 다르다. 서로 자극이 되고 뭔가 새로운 걸 가져오려 한다. 네 명이 한 가지를 향해 달려들면 부딪히는 에너지가 더 커진다. 너드커넥션 넷이 모여 음악의 토양을 쌓아가고 있다.”(연태)

“이번 앨범은 사고의 폭발로 만들어진 음악적 지평의 확장이었다. 혼자서는 폭발할 수 없다. 여럿이 부딪혔을 때 만들어지는 빅뱅 같은 느낌이었다. 전에는 싱글 앨범으로 짧게 표현했는데, 큰 틀의 주제를 갖고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영주)

‘어지러운 세상, 따뜻한 음악’을 모토로 하는 너드커넥션의 음악은 멤버 네 명의 음악적 색깔이 부딪히고 섞여서 만들어지는 공동 창작물이다. 유어썸머 제공


-정규 1집은 신곡들로 구성됐나.

“‘라이프 댄싱’(Life Dancing)을 제외한 11곡이 모두 새로운 곡이다. 공연에선 들어봤을 수도 있지만 아직 발매하지 않은, 저희의 세계관이 녹아있는 노래들이다.”(영주)

-1집 앨범에 수록된 곡을 소개한다면.

“타이틀이 두 개다. 2번 트랙 ‘할리우드 무비스타’와 7번 트랙 ‘우린 노래가 될까’다. 이들 곡이 너드커넥션의 세계관을 대표한다. ‘우린 노래가 될까’는 대표적인 사랑 노래이자 잊히는 것들에 대한 노래다. 보컬인 영주가 가져온 곡이다.”(승원)

“‘우린 노래가 될까’는 없어지는 것들과 사라지는 것들을 노래하고 싶어 만들었다. 사랑했던 존재가 사라질 때 느끼는 상실감을 노래했다. 대상이 반드시 연인인 것만은 아니다.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지 않나.”(영주)

-‘우린 노래가 될까’의 편곡은 어떻게.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최신의 유행을 따르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옛것을 가져와 저희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아직도 옛것이 정답일 때가 있구나 느꼈다.”(재현)

“편곡에선 곡이 무난하게 흘러가지 않게 하려고 했다. 연주하면서도, 들으면서도 재밌고 새로운 느낌이 들게 했다. 2절 초반에 피아노 반주로 분위기를 감싸주다가 갑자기 밴드 사운드가 크게 들어온다.”(승원)

-‘할리우드 무비스타’는 어떤 곡인지.

“시원시원한 락 사운드를 표현한 곡으로 이번 앨범 중 가장 마지막에 완성했다. 곡을 쓰는 게 고통스러웠다. ‘나는 왜 콜드플레이나 라디오헤드처럼 명곡들을 만들지 못할까. 그들은 나보다 어렸을 때 명곡을 만들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드커넥션이 특별하다고 느꼈지만 그걸 잘 표현하지 못했다는 감정을 풀어낸 노래다. 예술가를 광대로 낮추면서 할리우드 무비스타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다가도 ‘나도 그렇구나’라고 느끼는 곡이다.”(재현)

“1절에는 유사 예술가에게 환멸을 느끼는데, 2절에는 자기도 똑같구나 하고 느낀다. 동일선상에서 환멸의 감정이 커지다가 화자가 붕괴하는 듯한 효과를 노래에 줬다.”(영주)

-‘어지러운 세상’에 대한 감상을 담은 것 같다.

“10번 트랙 ‘오즈’(Odds)도 결이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를 사람들이 많이 쓰는데, 이 곡을 쓸 때 시선이 조금 더 디스토피아에 향해 있었다. 살아갈수록 사람들이 순수함을 잃어간다고 느꼈다. 그래도 어떤 사람은 ‘세상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데, 아이러니했다. 그런 감정을 담은 노래다.”(재현)

-따뜻한 시선이 담긴 노래도 있는지.

“6번 트랙 ‘항성통신’은 밤에 혼자 누워있다가 떠오른 노래다. ‘우린 노래가 될까’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 곡이라면, 이 곡은 사랑하는 것들이 없어지더라도 어딘가 굉장히 먼 곳에는 남아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담았다. 아주 멀리 떨어진 별과 연결돼 있음을 표현했다.”(영주)

“우주에서 통신하는 모스 부호 같은 사운드를 넣었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굴처럼 새로운 세계로 가는 느낌이 중간에 들어가 있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곡이다.”(승원, 연태)

-밴드 사운드만의 매력이 있다면.

“밴드 사운드는 모든 음악의 기본이다. 라이브 콘서트를 하거나 전자음악을 해도 밴드 세션이 있다. 밴드 사운드는 현대 음악에서 기본이며 어떤 음악도 밴드와 어울릴 수 있다. 이번 앨범은 트랙마다 고유한 바이브가 있는데 잘 짜인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영주)

“저는 단순히 드럼이 좋아서 밴드를 시작했다. 어린 마음에 그냥 멋있어 보이고 소리가 좋았다. 연주할수록 드럼에는 힘이 있고 생각보다 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다른 악기와 함께하면 더 많은 사운드를 낼 수 있다는 데도 매력을 느꼈다.”(연태)

“기타를 배우면서 밴드를 좋아하게 됐다. 모든 음악과 무대를 멤버들이 실시간으로 만들어낸다. 같은 걸 해도 새로울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밴드는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밴드의 강점은 라이브 무대다.”(승원)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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