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포니테일'서 다시 단발..이재명 부인 김혜경 변신 왜

남수현 2021. 10. 2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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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제주 해녀박물관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왼쪽)와 2019년 7월 청와대에서 열린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오른쪽). 뉴스1,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18일 경남 양산 통도사에선 여당 대선 후보의 아내와 야당 유력 대선주자가 나란히 앉아있는 생소한 풍경이 포착됐다. 통도사의 회향식 행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동시에 참석해 경남지역 불심(佛心) 잡기에 나서면서다.

대선 후보 배우자로서 김씨의 공식 행보는 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출범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지만, 이 후보를 대신해 공개 일정에 참석하는 등 ‘물밑 내조’에는 이미 시동이 걸렸다. 통도사 방문 역시 이 후보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로 참석하지 못한 빈자리를 채우는 성격이 짙었다고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 18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에서 열린 '삼보사찰 천리순례 회향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기를까 말까…후보 부인의 ‘이미지’ 고민


이처럼 본격 등판을 눈앞에 둔 김씨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머리스타일 등 이미지 메이킹 관련이라고 한다. 대선 후보의 배우자가 어떤 분위기를 풍기느냐에 따라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대중 앞 노출이 잦아질 시점을 앞두고 헤어스타일을 긴 머리로 할지, 짧은 머리로 할지 등 이미지 구축에 대한 여사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김씨의 헤어스타일에는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이 후보가 2017년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 김씨는 줄곧 짧은 단발 파마머리를 고수했지만, 올해는 어깨선을 넘는 중단발 스타일을 자주 보였다. 특히 지난 7월 광주 전남대에서 열린 청년행사에 참석했을 땐 정치인 아내에게선 잘 찾아볼 수 없던 포니테일(뒤로 하나로 묶은 머리) 스타일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1966년생으로 50대 중반인 김씨가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장점을 살려 활기찬 인상을 연출했다는 말도 나왔다.

2017년 4월 23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선 후보의 부인 김정숙 여사(왼쪽에서 두번째)와 함께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2017 건강서울페스티벌'에 참석한 김혜경 여사(오른쪽에서 두번째). 당시 김 여사는 짧은 단발 파마머리 스타일에 밝은 색감의 치마 정장 차림을 자주 선보였다. 장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지난 7월 29일 광주 전남대에서 열린 청년 행사에 참석했을 때(왼쪽), 지난달 26일 제주 해녀박물관을 방문했을 때(가운데), 지난 18일 경남 통도사 회향식 참석 당시(오른쪽). 차분한 색상의 정장 차림은 동일하지만, 어깨를 넘는 중단발에서 단발로 헤어스타일이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뉴스1


이런 중단발 스타일은 지난달 26일 제주 해녀박물관을 찾았을 때까지만 해도 유지됐지만, 18일 통도사 일정 땐 다시 어깨 위로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이었다. 아직 당 선대위가 꾸려지지 않아 머리·화장·의상 모두 김씨 스스로 해결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대통령 후보 아내로서 단정한 이미지를 어필하려면 단발머리가 낫지 않겠느냔 조언들이 있었다고 한다.


尹 부인도…“애교머리 자르고 등판 채비”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해 “애교머리를 잘랐다”(윤석열 캠프 인사) 등의 전언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씨는 공식석상에서 머리를 낮게 하나로 묶고 옆얼굴을 살짝 가리는 이른바 ‘애교머리’를 내왔는데, 이 스타일이 대선주자 배우자로선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단 것이다. 이 캠프 인사는 “주변 조언에 김씨가 머리를 자르고 단정히 했다. 남편 지원 유세에 나설 채비를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청와대사진기자단


전문가들은 영부인 등 유력 정치인 배우자의 이미지가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정연아 이미지컨설턴트협회장 겸 이미지테크 대표는 “우리나라엔 유교문화가 남아있어 영부인의 이미지가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예컨대 이순자(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씨는 패션이나 태도 면에서 ‘거만하다’는 인상을 준 탓에 비판을 많이 받은 반면, 김옥숙(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씨는 차분한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김혜경씨의 최근 스타일링에 대해 “옷이나 헤어 등 모든 면에서 극도로 수수하고 단정한 스타일”이라며 “이 후보가 경선후보로 확정된 지 얼마 안 된 예민한 시기를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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