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게임의 성지 '일본 시장'에 도전하는 용자들

김남규 입력 2021. 10. 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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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전문가들에게 인정받겠다!”

미소녀 게임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지는 각국의 미소녀 게임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른바 ‘오타쿠’ 문화라 불리는 서브컬쳐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한 일본 시장은 본고장답게 전 세계에서 가장 미소녀 게임에 까다로운 모습을 보이는 어려운 시장이다. ‘아이돌마스터’, ‘러브라이브’, ‘페이트 그랜드 오더’ 등 전 세계 미소녀 게임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강자들이 널려있기 때문에, 단순히 이쁜 캐릭터만으로는 명함도 못 내밀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이용자들의 눈높이도 높다.

미소녀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

하지만 현재 전 세계 미소녀 게임 개발사들이 도전하는 최우선 목표는 일본 시장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시장이긴 하지만, 세계 각국의 미소녀 게임 마니아들의 눈높이 역시 일본 수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입맛에 맞출 수만 있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 통할 수 있고, 덤으로 일본 시장에서 인정받은 게임이라는 매력적인 간판까지 얻게 된다.

실제로 중국 XD글로벌의 ‘벽람항로’, 미호요의 ‘원신’ 등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수준 높은 캐릭터와 철저한 현지화로 일본 시장에 도전해 성과를 냈으며, 그 성과를 전 세계 흥행으로 이어간 바 있다.

일본에서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원신

국내 미소녀 게임 역시 최우선 목표는 일본 시장이다. ‘소녀전선’,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등이 보여준 것처럼 국내 미소녀 게임 시장도 흥행 잠재력이 높긴 하지만,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미소녀 문화에 눈을 뜨게 만든 성지에서 제대로 인정받아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아예 국내보다 먼저 일본 출시를 결정하는 과감한 선택을 하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 넷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다. 2014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모에론’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 주목을 받을 정도로 미소녀 문화에 심취한 김용하 PD가 개발한 이 게임은, 올해 초 일본에 먼저 출시돼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8위에 오르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미소녀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학원물 세계관을 바탕으로, 미소녀와 총기의 만남이라는 정석적인 선택을 하고, 일본 유명 성우진을 기용하고, 일본 유명 캐릭터인 ‘하츠네 미쿠’와의 컬래버레이션(콜라보)을 진행하는 등 일본 미소녀 마니아들의 취향을 저격한 덕분이다.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에서의 흥행을 등에 업고 국내에서도 11월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사전예약 시작 하루 만에 50만 명을 돌파해 좋은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11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블루 아카이브

올해 초 돌풍을 일으켰던 엔픽셀의 ‘그랑사가’도 일본 시장 진출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랑사가’는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장르에 미소녀 수집 요소를 더해 주목을 받은 게임으로, 국내에서는 신규 IP(지식 재산)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IP 게임들과 경쟁해 구글 매출 3위에 오르는 등 인상적인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일본에서도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월에 진행된 도쿄게임쇼에서 소개돼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아마노 요시타카’와 게임 작곡가 ‘시모무라 요코’와 협업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현재 사전예약 265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은 사전예약 참여율이 매우 낮은 편이기 때문에, 최근 일본에 출시한 국내 게임 중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또한,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30초 분량의 애니메이션 광고도 제작했으며, 인기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OST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유명 록 밴드 'RADWIMPS(래드윔프스)'가 참여하고, '너의 이름은'을 제작한 '카와무라 겐키'가 애니메이션의 기획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랑사가는 오는 11월 18일에 일본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랑사가

다만 아쉬운 점은 일본 시장에서 반짝 돌풍을 일으킨 적은 있으나, 장기간 흥행 게임으로 안착한 한국 게임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의 경우 ‘원신’이 출시된 지 1년이 넘는 현재 시점까지 일본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미소녀 게임의 본고장 일본에서 한국산 미소녀 게임이 제대로 인정받는 사례가 나올 수 있을지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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