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포용성 올리고, 中 공세적 태도 버려야"..동아시아현인원탁회의 공개회의

정진우 2021. 10. 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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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에서 개최된 '동아시아 현인 원탁회의' 공개회의. 왼쪽부터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뉴스1]

한·미·일·중 4개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미·중 패권 경쟁과 동아시아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서울대 국제학연구소는 22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에서 ‘동아시아 현인 원탁회의’ 공개 회의를 갖고 미·중 패권경쟁과 동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위험한 각축으로부터 경쟁적 공존으로: 미·중 충돌을 막는 길’이라는 제목의 해당 보고서 작성에는 미국 애틀랜틱 카운슬, 일본 나카소네 평화연구소, 중국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 등 각국 싱크탱크가 함께 참여했다.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번 공개 회의의 사회를 맡았다.


"쿼드·오커스, 대중 견제용 벗어나야"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22일 '동아시아 현인 원탁회의' 공개회의에서
이날 회의에 참석한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최근 미·중 경쟁이 가속화하는 것과 관련 “미국은 현재 경제·군사·안보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갖고 패권을 주도하는 국가이고, 이에 맞서 중국이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는 것 역시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의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지나치게 공세적 입장을 취한다”고 지적했다.

문 이사장은 특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반중 블록화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쿼드(Quad)와 오커스(AUKUS)는 '개방되고 자유로운 인도·태평양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연합체를 구성한 목표가 중국 견제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면서다. 문 이사장은 그러면서 “미국은 보다 포용적 측면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구하면서도 역내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선 군사적 목적이 아닌 집단 안보 시스템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문 이사장과 함께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오미연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 연구위원, 배리 페이블 애틀랜틱 카운슬 스코우크래프트 국제안보센터 소장, 후지사키 이치로 나카소네 평화연구소 이사장, 다웨이 중국 칭화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미·중 '경쟁적 공존' 가능할까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신화=연합뉴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중 경쟁에 대해 그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경쟁이 제로섬 게임의 형태로 이뤄져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페이블 소장은 “미국은 중국의 경제 성장을 환영하고, 이는 미국 뿐 아니라 모든 교역 상대국의 이해 관계와도 맞아 떨어진다”며 “다만 특히 경제 영역에서 이뤄지는 미·중 경쟁은 불가피한 만큼 그 경쟁이 상호 평등한 조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페이블 소장의 이같은 지적은 최근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 등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무역 경쟁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시도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다웨이 교수는 “미국 측에서 중국의 정책을 그렇게 생각한다면 중국 역시 미국에 같은 요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향해 이런 요구를 하면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다”며 “보다 침착하고 냉정하게 미·중 양국이 대화를 나눠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호 공감대를 넓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현인 원탁회의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 역시 현재의 미·중 관계를 “글로벌 패권 경쟁이라기보단 아직은 지역적 패권 경쟁의 양상”로 보고 “미·중 경쟁 체제를 신냉전 돌입으로 보기엔 (미국은) 중국과의 상호 의존이 높고, 중국은 국제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 역시 중국과의 관계 단절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미·중 양국은 이슈에 따라 경쟁과 협력, 대결이 공존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미·중 관계 역시 ‘경쟁적 공존’의 형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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