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선 접어라" 침묵 깬 이낙연..이재명 만남은 '오리무중'

김효성 2021. 10. 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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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 경선에 나선 이재명 후보(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 이 후보는 50.29%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을 확정지었지만 이후 이 전 대표 측의 '무효표' 문제제기를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종료(10월 10일) 이후 12일째 칩거를 이어가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가 ‘전두환 옹호’ 발언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비판으로 침묵을 깼다.

이 전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전두환 씨를 옹호한 그의 망발은 바닥을 알 수 없는 그의 무지와 저급한 역사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사과 요구가 빗발치는데 ‘사과’ 사진을 SNS에 올리는 그의 처사는 국민을 향한 조롱인지, 세상에 대한 무감각인지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씨는 광주와 전두환 독재 희생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대선주자 행세를 그만두라”고 쏘아붙였다.

정치 현안 관련해 이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건 지난 15일 지지 당원을 향한 메시지 이후 7일 만이다. 그 사이엔 누리호 발사시험에 대해서만 “절반 이상의 성공”(지난 21일)이라고 적었다.


“경선 이후 조용히 지낸다”…이재명과의 만남은 ‘미정’


이 전 대표는 경선 종료 이후 캠프 해단식(지난 14일)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을 뿐 외부 활동을 삼가고 있다. 아내 김숙희 씨와 지방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 전 대표도 2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후보 경선 이후 최대한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 측근 인사는 “사진이라도 찍힐까봐 밖에 나가는 것도 삼가고 있다. 칩거이지만 사실상 유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올린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이 전 대표는 지난 20일 한차례 통화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 등에 대한 논의의 진전은 더디다. 이 전 대표 측 창구인 박광온 의원은 2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분이 언제 만날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시점이나 방식은 전적으로 이 전 대표 마음에 달려있다”고만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와의 만남을 흔쾌히 결정하지 못하는 건 “복잡한 속내 탓”(한 측근)이라고 한다. 경선승복을 선언(지난 13일)한 만큼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하지만, 이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엔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의 한 핵심 참모는 “막상 이 후보를 만나면 그쪽에서 ‘원팀이 됐다’며 상황을 부풀릴 게 뻔하다”며 “이 후보를 향한 의혹을 우리가 다 덮었다는 것으로 인식될까봐 우려된다”고 전했다.

감정의 앙금도 남아 있다. 이 전 대표 캠프 출신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까지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건 이 후보가 경기도 국감으로 바빴기 때문”이라며 “만남을 몰아세우는 듯한 이 후보 측 움직임은 도리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마냥 이 후보가 내미는 손을 계속 거절하기도 어렵다. 호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두 사람의 회동 시점이 밀릴 수록 이 전 대표가 원팀 기조를 막는 것으로 해석돼 원망을 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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