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인국공' 된 건보공단..콜센터 직원 직고용에 '부글부글'
건보공단 고객센터 운영 방식을 검토·논의해온 ‘민간위탁 사무논의협의회’는 지난 10월 21일 현행 건보공단 콜센터 민간위탁 방식을 ‘소속기관’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건보공단이 공공기관을 새로 설립해, 고객센터 상담사 1600명을 직접 고용하는 방식이다. 소속기관은 조직, 예산 등은 공단 이사회 통제를 받지만 채용, 인사, 임금 등은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진 노사 측 갈등은 봉합됐지만 내·외부에서는 잡음이 계속 흘러나온다.
건보공단 내부 젊은 직원들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한다. 젊은 직원들이 들어가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취직을 위해 노력해온 사람들을 배신하는 처사” “노력한 사람들만 눈물 흘리게 만든다”는 글이 계속 올라온다.
10월 20일에는 직고용을 반대하는 청원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했다. 건보공단 직원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인천국제공항공사·서울교통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때와 같이 건보공단 콜센터 1600명의 직고용에 대해 대부분 국민들이 반대하는 실정”이라며 “국민 정서와 사회 공정성을 생각해주시고 무분별한 공공기관 직접 고용, 소속기관화는 일어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10월 22일 기준 8296명이 동의한 상태다.
일부 직원들은 ‘정규직화’라고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낸다. 익명을 요구한 건보공단 직원은 “콜센터 노조와의 갈등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싸움이 아니다. 콜센터 직원은 위탁을 맡은 회사의 정규직 직원들이다. 이미 고용 안정성이 보장된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이들을 직고용하는 게 고용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건보공단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공정가치연대’는 11월 한 달간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에 ‘상담원 직고용’을 반대하는 광고를 게재할 예정이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도 불만은 상당하다. 1600명을 한 번에 뽑은 만큼, 2022년 상반기 채용부터 채용 규모가 줄지 않겠냐는 우려가 크다. 실제 직고용 결정 발표 이후 각종 취업 커뮤니티에서는 ‘건보공단 내년 TO 줄까요’ ‘내년 채용 인원 대폭 감소할 듯’ 등의 제목을 단 글이 쏟아져 나온다.
건보공단은 10월 21일 공개한 소속기관 설립에 관한 문답자료에서 이 같은 우려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소속기관은 별도 조직으로 관리·운영되기 때문에 기존 직원들이나 취업준비생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 건보공단 입장이다.
[반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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