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어 놓고 살 게 아니다"..비트코인 ETF에 대한 오해 [뉴스뒤집기]

최진욱 입력 2021. 10. 2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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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최진욱 기자]

가상화폐의 대표주자 비트코인의 오름세가 주목을 끌고 있다.

비트코인 ETF가 상장된다는 소식과 함께 커진 기대감으로 20일에는 1달러에 6만7,000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실제 상장된 비트코인 ETF는 첫 날 거래부터 거래량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가상화폐가 제도권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가격을 기반으로 한 ETF에 이어 현물가격을 추종하는 ETF도 승인 받을 것이라는 희망까지 더해졌다.

21일(현지시간) 전미개인투자자협회(AAII)는 상장된 비트코인 ETF의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공지했다. '책 제목과 내용이 다를 수 있듯이' 비트코인 ETF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자신이 투자하는 상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비트코인 (현물)

글자 그대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다. 국내외 여러 거래소와 플랫폼을 통해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소 별로 다소 가격차이는 있지만 매매할 때 부담하는 수수료를 제외하면 표시된 가격만큼 가치를 인정 받는다.

■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간접투자상품)

상장된 일종의 펀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신탁에 투자한 돈만큼 지분율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다만 매매시 혼동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신탁의) 가격과 기초자산의 가치에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이 신탁의 올해 가격 상승률은 208.9%이지만 순자산가치(NAV)는 291.6%를 기록했다. 그 차이는 순자산가치에 비해 신탁이 할증 혹은 할인되어서 거래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순자산가치를 확인하지 않고 가격만 추종해서 매매할 경우 실제투자수익률이 생각보다 많을수도 적을수도 있다.

■ 프로쉐어 비트코인 스트래지티 ETF (간접투자상품/코드명 BITO)

이번주부터 거래가 시작된 바로 그 상품이다. 정확히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이다. 이 말은 비트코인 선물가격의 변동성에 노출된 위험만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했더라도 결과가 항상 똑같지 않을 수 있다. 선물가격은 극도의 변동성이 내포되어 있으며, 선형으로 움직이지 않고 요동치면서 움직인다.

상품을 출시한 회사측은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과 유사한 수익률을 얻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투자설명서를 제대로 읽어보지 않는다면 후회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AAII의 권고와 상관없이 비트코인 ETF는 적지 않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21일(현지시간) 비트코인 ETF가 벌써 뚜렷한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기초자산이 비트코인 선물가격인데 CME 규정상 EFT가 보유할 수 있는 계약수는 5,000개로 제한된다. 이미 2/3를 채웠고, ETF 규모가 커지지 않는다면 비트코인 선물을 추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트코인 ETF가 선물가격을 제대로 반영해야하는데 추적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충분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이 오차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암호화폐 전문가들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현지시간 20일 암호화폐 전문투자사 온램프 인베스트의 타이론 로스 최고경영자(CEO)는 “워낙 복잡한 개념의 ETF나 선물은 일반 개인 투자자에게 최적의 상품이 아니다”라면서 “헤지펀드 등에게 이윤을 가져다주는 상품일 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탈 중앙화'를 선언하며 출발한 비트코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벌써 12년이 되었다.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살아남았고, 호불호를 떠나 갈수록 그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의 먼 미래를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조금씩 제도권으로 편입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비트코인 ETF 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분별하고 감정적인 대응은 위험천만이다. 제대로 따져보지 않는 투자는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가상화폐가 건전한 투자와 가치저장의 새로운 수단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연합뉴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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