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욱의 바로보기] 공공일자리가 늘린 '100만원짜리' 근로자

장정욱 입력 2021. 10. 22.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노동은 세 개의 악, 즉 지루함과 부도덕, 가난을 제거한다."18세기 프랑스 철학가이자 역사가였고 문학가이자 계몽사상가였던 볼테르는 노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자 2064만7000명 가운데 205만6000명(10.0%)의 월평균 수입 100만원이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강조하던 문재인 정부
근로자 10% 월급 100만원 안 돼
코로나 핑계 공공일자리만 늘려
공공근로자들이 서울 성동구 사근초등학교 컴퓨터실을 청소하고 있다. ⓒ뉴시스

“노동은 세 개의 악, 즉 지루함과 부도덕, 가난을 제거한다.”


18세기 프랑스 철학가이자 역사가였고 문학가이자 계몽사상가였던 볼테르는 노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노동의 중요성을 일깨운 그의 말은 3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통용되는 듯하다. 21세기에도 일자리는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일자리 정부’를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에 취업자 수를 적시한 상황판을 놓고 일자리 창출 의지를 불태웠다. 4년이 훌쩍 지난 지금 아직도 그 자리에 일자리 상황판이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타올랐던 의지와는 달리 일자리 정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늘어난 일자리 수는 49만5000개 수준이다. 아직 임기가 1년 더 남았지만 역대 정부 취업자 수와 비교해도 초라한 성적이다. 임기를 채 마치지 못한 박근혜 정부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동안 118만 개 일자리를 새로 만들었던 점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크다.


물론 이번 정부만의 특수한 사정은 있다. 문 정부는 5년 임기 가운데 2년 이상을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전염병과 싸워야 했다. 그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수많은 정책적 어려움과 마주했고, 일자리 문제도 예외일 수 없다.


이런 전후 사정을 고려해도 일자리 정책은 아쉬움을 넘어 걱정으로 커지고 있다. 일자리의 질이 계속 떨어지는 탓이다.


지난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자 2064만7000명 가운데 205만6000명(10.0%)의 월평균 수입 100만원이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 100만원은 보건복지부가 정한 2021년 도시 1인 가구 최저생계비(약 110만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게다가 100만원 미만 근로자가 전년보다 늘어난 것은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최저생계비조차 못 버는 인구가 늘어난 데는 정부 공공일자리 사업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이후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경우 월 임금 100만원 미만 근로자가 전년 대비 14만5000명 늘었다. 업종 전체 종사자 가운데 넷 중 한 명(24.9%)이 100만원 미만을 받는 상황으로 대부분 공공일자리 종사자들이다.


공공행정과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부문도 100만원 미만 근로자가 5만9000명 늘었다. 교육서비스업에서는 5만1000명이 증가했다. 1년 사이 보건, 공공, 국방, 교육서비스 등에서만 월 임금 100만원 미만 근로자가 25만명 가까이 늘었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공공일자리에 몸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노력을 탓하려는 게 아니다. 때론 땜질식 처방이 필요한 때가 있다. 다만 땜질은 임시방편일 뿐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세계는 이미 코로나19 이후를 고민하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까지 출범시킨 마당에 지금처럼 위기를 핑계로 공공일자리만 계속 늘릴 수는 없다. 더는 공공일자리라는 쉬운 방법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다소 어렵더라도 정공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땜질 처방만 늘어나면 결국엔 터지기 마련이란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