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 "중국, 힘 있지만 친구 없어..동맹있는 미국이 우위"

박현영 2021. 10. 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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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중 대사로 지명된 니컬러스 번스가 20일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번스는 미·중 경쟁에서 미국의 비교 우위는 동맹이라며 “우리에겐 파트너들이 있지만, 중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외교관 출신으로 주나토 대사와 국무부 차관을 지냈다. [AP=연합뉴스]

니컬러스 번스(65) 중국 주재 미국대사 지명자는 20일(현지시간) 중국을 21세기 미국의 최대 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하면서도 미국 등 서방이 실질적 우위에 있다고 밝혔다.

번스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은 동양이 부상하고 서양이 쇠퇴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우리나라에 대해 자신이 있다”면서 “동맹과 파트너와 협력하면 중국이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신과 같은 힘을 가진 나라가 아니다(not an Olympian power)”라면서 “경제적, 정치적으로 상당한 약점과 과제를 안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엄청난 힘이 있지만, 친구가 거의 없다. 진정한 동맹이 없다”면서 “우리는 캐나다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조약 동맹’이 있어 비교 우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대표적 동맹으로 한국, 일본, 호주 등을 언급했고, 미국·일본·호주·인도의 4국 협력체인 쿼드(Quad)와 미국·영국·호주 간 오커스(Aukus)의 역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번스 지명자는 또 중국이 신장 위구르 지역의 집단 학살과 티베트의 인권 침해, 대만을 괴롭히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대만 문제였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번스 지명자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는 것은 옳지만 현상을 훼손하는 일방적 행동에 반대하는 것 역시 옳다고 밝혔다. 홍콩 사례에서 보듯 “대만 문제에 있어 중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진단하면서 중국이 “대만을 되찾을 의도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명시적인 발언은 없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대신 “대만을 다루기 힘든 나라로 만드는 것은 우리 책임”이라면서 “무기를 제공하는 등 안보 협력이 중요하다. 우리 임무는 대만을 깨부수기 어려운 호두(nuts)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과 한국에서 미군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 올림픽 보이콧 가능성에 대해서는 즉답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 선수들이 그곳에 가게 될 경우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이 이런 번스 지명자를 후하게 평가한다는 점이다. 지난 8월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 직후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에 대한 의견이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외교관들처럼 극단적이고 딱딱하지 않으며, 비교적 균형이 잡혀 있다”고 평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번스 지명자는 그리스·나토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한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미국 언론들은 번스 지명자와 람 이매뉴얼 주일 대사 지명자에 대해 민주당은 물론 야당인 공화당도 초당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주한 미국대사의 경우 지난 1월 해리 해리스 대사가 퇴임한 이후 아직 지명조차 되지 않은 채 9개월째 공석이다. 일각에선 미 의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내년 5월 한국의 새 정부 출범 후 부임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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