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굉음에 전망대 관람객 탄성 "일생에 다시 없을 감동" [영상]
“우와! 날아오른다!”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고흥우주발사전망대. 10㎞가량 떨어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날아오르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전망대를 찾은 관람객들은 발사 직후 누리호에서 뿜어져 나온 불꽃과 연기를 보며 연신 박수갈채를 보냈다. 누리호가 떠오르면서 천지를 울리는 듯한 굉음이 울리자 휴대전화를 꺼내 한국형발사체의 첫 도전을 영상으로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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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다시 없을 감동”
고흥 우주발사전망대는 2013년 나로호가 발사할 때에도 발사 모습을 보기 위해 수백명이 몰렸던 곳이다. 세종시에서 고흥을 찾은 김성환씨는 “이렇게 선명하게 누리호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몰랐다”며 “함께 온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과기부 등은 이날 발사시각 전후로 인원·장비·시설 안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발사대로부터 3㎞ 부근의 접근을 통제했다. 이 과정에서 멀리서나마 누리호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전망대로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시민들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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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에 쏠린 관심
고흥군 등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다수의 관람객이 몰리는 것을 우려해 별도의 응원 행사를 마련하지 않았다. 그러나 발사 장면을 보려는 인파가 전망대 쪽으로 몰리면서 오전부터 수백여 명의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누리호는 2~3분 동안 불꽃과 연기를 남긴 뒤 시야에서 사라졌다. 관람객들은 누리호가 모습을 감춘 뒤에도 휴대전화를 꺼내 뉴스를 보거나 주변에 마련된 TV 영상 중계차를 통해 전해지는 뉴스 속보를 지켜보면서 최종 성공 여부에 관심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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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체·모사체 분리마다 탄성
고흥군 내 곳곳에서도 누리호가 3단계까지 추진체를 분리한 데 이어 위성 모사체 분리 성공, 비행종료 등 뉴스 속보가 나올 때마다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발사에 앞서 성공률이 30%에 불과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전해졌지만, 예상보다 순조롭게 발사가 이뤄지자 성공에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누리호는 크게 세 단으로 구분한다. 누리호 1단 엔진 추력이 300t에 도달하면 굉음을 내며 이륙하고 2단·3단 엔진을 이용해 이륙 후 967초까지 고도 700㎞로 올라서 탑재된 더미 위성을 분리해 궤도에 밀어 넣는 것이 성공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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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궤도 안착 실패…“절반의 성공”
누리호는 설계부터 제작, 발사 등 과정을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이뤄낸 발사체다. 누리호 발사 성공은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우주발사체 기술 보유국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항공 산업에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갖게 되는 것이다.
누리호는 약 16분 동안의 비행을 모두 마쳤지만 “절반의 성공만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료 분석 결과 누리호는 700㎞ 고도까지 오르는 데 성공했지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누리호의 전 비행과정은 정상적으로 수행됐지만, 3단 엔진이 조기 연소 종료돼 위성 모사체가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며 완벽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항공우주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륙 후 1~2단 분리 과정이 정상적으로 수행됐지만, 3단에 장착된 7t급 액체엔진이 목표한 521초 동안 연소되지 못하고 475초만 연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발사를 지켜본 뒤 낸 대국민 메시지에서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며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하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했다.
이날 누리호 발사를 지켜본 고흥군민들은 “다음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나로우주센터 인근 예당마을 홍인조 이장은 “100%가 아닌 것은 아쉽지만, 순수 우리기술로 해서 궤도까지 올라간 것만으로도 성공”이라며 “내년 5월 발사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고흥=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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