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재명 범인"이라던 野, 만나선 조롱만 당했다
“대장동 사업에서 막대한 1조원 이익이 화천대유에 발생했는데, 이익에 기여한 공로로 소정의 대가를 받으셔야 되는 것 아니에요?”
20일 오후 국회 국토위의 경기도 국정감사장. 국민의힘 간사인 송석준 의원이 경기지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바로 그겁니다. 안 주더라니까요. 왜냐하면 (나 때문에 화천대유가) 피해를 입었으니까”라고 대답했다. 이어진 송 의원의 질문은 이랬다. “(화천대유가 돈을 안 줘서) 되게 서운하시죠?”
국감장에서 극도로 웃음을 자제하던 이 후보는 뜬금없는 송 의원의 이 질문 한방에 무너졌다. 이 후보가 소리 내 “하하하”라고 웃자 송 의원은 연이어 “부인께서 서운해하지 않던가요. 엉뚱한 사람 주고 이 후보는 왜 50원도 안 주던가요. 너무하네, 너무 해. 화천대유 대표 누구예요. 대표 반성하세요”라고 소리쳤다. 이 후보는 “전혀 안 섭섭합니다. 부정한 돈에 관심을 가져본 일이 없습니다”고 답했다.
"돈 안 줘서 서운하냐" 이 말에 빵 터진 이재명
창과 방패가 외나무 다리에서 부딪치는 무대, 하지만 이날 국감에 참석한 국민의힘 국토위원 중 상당수는 관련 의혹 공방을 이어가기는커녕, 대장동 의혹에 대한 숙지가 부족하거나 기존 보도 내용을 재탕하는 식의 질의 태도를 보였다. 박성민 의원은 별다른 근거 없이 “(초과이익을) 도둑질 한 사람이 누구냐”고 이 후보에게 물었다가 “그게 국민의힘”이라는 역공을 당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 후보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범죄인 취조하냐”,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이런 식이면 답변하지 않겠다”는 등의 공세적 답변 태도를 취했다. 핵심을 파고들지 못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이 후보식 반격이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 기획본부장 인선 문제로 이 후보를 긴장시킨 건 국민의힘이 아닌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 중엔 성남이 지역구인 김은혜 의원 정도를 빼곤 힘이 부쳐 보였다. 앞선 18일 행안위 국감에서 제보 내용에 대한 꼼꼼한 검증 없이 이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다가 '국회 윤리위 제소'라는 되치기를 당했던 김용판 의원 2탄이 나오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마지막 기회 스스로 날린 野
이 후보와의 일전을 모두 마친 21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 후보가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것과 달리 검찰에선 설계 당시부터 초과환수 이익이 삭제됐다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언급한 기사의 최초 보도 시각은 전날 국감이 종료되기 약 30분 전이었다. “삭제가 아니라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란 이 후보의 해명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내용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을 추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국민의힘 스스로가 날렸다. “재재보충질의를 여야 각각 1명씩만 더 받고 종료하겠다”는 감사반장 조응천 의원의 발언에 야당은 “국감 연장”을 주장하며 질의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고, 이에 조 의원은 감사 종료를 선언했다. 이게 제1야당이 처한 현주소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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