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삼국지' 서막..토뱅 출범에 카뱅 흔들 [여의도레이더]

[한국경제TV 오민지 기자]
<앵커>

증권가 소식 들어보는 여의도레이더 시간입니다.

오민지 기자 나왔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기자>

앵커는 어렸을 때 삼국지 읽어보셨나요?

<앵커>

네 삼국지 필독서죠.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기자>

네 오늘 이야기도 일종의 삼국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터넷은행 업계가 만들어 낸 삼국지 이야깁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그리고 최근에 출범한 토스뱅크까지, 이 세 인터넷뱅크와 관련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네 인터넷뱅크 시장에서 이 세 기업이 하나의 삼국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군요.

그런데 최근에 카카오뱅크 주가가 많이 흔들리고 있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8월 5일에 상장합니다.

3만 9천원 공모가에 상장을 해서 10거래일이 지난 8월 18일에는 9만 4,400원까지 주가가 올랐습니다.

공모가의 3배 가까이 오른 거죠.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카카오뱅크가 지난 12일에는 종가를 기준으로 5만 5,3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두 달만에 40%가 넘게 주가가 떨어진 겁니다.

최근에 소폭 상승해서 6만원대에 안착하긴 했지만 10만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던 주가로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잘 나가던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왜 하락한 걸까요?

<기자>

요인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꼽히는데요.

먼저는 정책당국의 대출 규제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신용대출이 카뱅 고성장의 기반이었는데 이 부분의 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이기 힘든 상황인거죠.

또 이번 달 5일 토스뱅크라는 만만치 않은 인터넷은행 경쟁사가 출범했죠.

그러면서 공매도 순위 상위권에 카카오뱅크가 꾸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앵커>

대출도 어려워지고 경쟁사가 출범하니까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가 많았다는 거군요.

<기자>

네 보시면 토스뱅크가 출범한 10월 5일에는 카카오뱅크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403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공매도 거래대금 순위는 4위였습니다.

최근에도 공매도 순위가 5위에서 15위권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정도로 상위권에 있습니다.

<앵커>

경쟁사의 등장으로 이렇게 카카오뱅크가 타격을 받았네요.

그러면 이 쟁쟁한 경쟁사인 토스뱅크도 살펴봐야죠?

● 토스뱅크, `파격적인 상품` 내걸어…사전접수 112만명

<기자>

네 인터넷은행에서는 막둥이인 토스뱅크지만 그 영향력은 결코 형들에 뒤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일단 토스뱅크는 토스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2%대 예금 금리, 최대 2억 7천만원까지 가능한 신용대출 등 파격적인 상품을 내걸고 시장에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사전접수에만 112만명이 몰리면서 시장의 반응도 뜨거웠죠.

지난 8일에는 토스가 타다를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금융과 모빌리티가 만나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증권가는 토스뱅크의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은행업에서 토스뱅크의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토스뱅크가 2025년 3분기에서 2027년 1분기 정도에 분기 흑자전환을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전에 인터넷은행 선례가 되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 이자이익 대비 판관비 비율이 약 60% 수준이 될 때 흑자 전환이 됐습니다.

토스뱅크가 이정도 수준으로 이익 구조를 만들려면 앞으로 4~5년 정도는 길게 봐야 한다는 거죠.

<앵커>

일단 인터넷은행도 대출 서비스가 중요한 수익원이 되는데 출범하자마자 대출 규제가 들이 닥쳤습니다.

이 부분의 영향은 어떨까요?

<기자>

모든 은행업이 대출 규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에 토스뱅크도 대출 성장률 둔화를 피하기는 힘들겠습니다.

지난 14일에는 토스뱅크가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대출 한도인 5천억원이 모두 소진되면서 토스뱅크가 당국에 3천억원을 증액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겁니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대출을 중심으로 고성장의 발판을 삼게 되는데요.

지난 상반기에만 카카오뱅크는 2조 9천억원, 케이뱅크는 4조 3천억원씩 총 대출 규모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출범한 지 9일 만에 대출이 막히면서 이런 발판을 잃은 겁니다.

토스뱅크는 일단 기존의 2% 수신으로 고객 유치를 하면서 당국의 대출 규제 완화 기조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관계자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토스뱅크 관계자: 지금 저희는 2% 수신이나 이런 약속은 지켜나가고 있고… 일단 연말까지는 제한된 영업상황이지만 현재 고객 혜택은 변함 없이 진행하되 내년 초에 새로운 여력이 생기면 공격적으로 하자…]

<앵커>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어려움이 많은 토스뱅크 상황이네요.

그러면 케이뱅크 상황은 어떤가요?

● 케이뱅크, 2분기 흑자전환 성공…23년 상장 준비

<기자>

케이뱅크는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1호 인터넷전문은행입니다.

출범 이후 자본금 확충과 관련해서 어려움이 많았던 케이뱅크였는데요.

다행히 지난 2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 7월에 1조 2,5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성공합니다.

그러면서 2023년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으로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은행 1위를 독점하는 상황에서 케이뱅크는 추격을 준비하고 있는 건데요.

1위를 따라잡기에도 버거운 상황에 토스뱅크라는 막둥이 인터넷뱅크까지 출발선에서 달리기 시작한 겁니다.

<앵커>

케이뱅크의 입장에서는 달려오는 토스뱅크도 막아야 하고, 카카오뱅크의 독주도 막아야 하는 거군요.

<기자>

네 특히 케이뱅크는 상장을 앞두고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번 2분기에 당기 순이익 3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겨우 성공했지만 연 기준으로 흑자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한 거죠.

특히 기존에 적자상황이 계속 이어져왔기 때문에 케이뱅크의 재무 상황이 악화된 상황입니다.

이런 재무 구조를 흑자 전환해서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2023년에 상장을 하더라도 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을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쉽지 않아보이지만 인터넷 은행 시장의 전망은 어떨까요?

<기자>

인터넷은행 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업에 대출 규제가 일단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이 부분을 일차적으로는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터넷은행 시장 내부적으로는 점유율 경쟁이 보다 더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서, 케이뱅크는 2위 자리를 지키면서도 카뱅을 따라잡기 위해서, 토스뱅크는 늦게 시작한 만큼 더 공격적으로 영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증권가는 인터넷뱅크가 출범하게 된 본질에 맞게 중금리대출 중심의 성장 접근도 유효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중금리대출이 중요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정부 당국에서도 인터넷뱅크에 금융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서비스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고 신규 고객 유치에도 의미 있는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 확대를 내걸었기 때문에 당국에서 출범을 허락해준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중금리대출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이 그 역할을 해주길 바랐던 거고요.

실제로 이 중금리대출 수요도 늘고 있는 상황이고 또 현재는 중저신용자인 젋은 신규고객들이 차후에 인터넷은행의 고정 이용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박혜진/대신증권 연구원: 정부가 규제를 완화시키면서까지 (인터넷은행을) 출범시키게 된 취지는 저금리 대출을 하라는 게 아니고 중금리 대출을 하라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회사는 시중은행이랑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가면 안 되고 중금리 대출 쪽으로 성장이랑 확장을 많이 시키는 게 숙제예요.]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
오민지 기자 om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