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탈환 절치부심하는 일본..TSMC 이어 마이크론도 日신공장 건설

장지현 2021. 10. 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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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일본에 D램 공장을 신축한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 3위 마이크론까지 일본 신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일본·대만 반도체 동맹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20일 일본공업신문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일본 히로시마현 히가시히로시마시에 있는 기존 시설 인근에 공장 부지를 매입할 계획으로, 새 공장에는 6000억~8000억엔(약 6조~8조원)가량이 투자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신공장은 2000~3000개가량의 새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이며, 일본 정부가 해당 공장에 보조금을 지급할 가능성도 있다. 마이크론의 새 공장은 2024년쯤 가동에 들어가며, 중장기적으로 데이터 센터와 다른 설비용 D램 수요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이어 마이크론도 일본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며 미·일·대만 3국의 반도체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10월 14일 TSMC는 22~28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생산 공장을 일본에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TSMC 일본 공장은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인 소니의 이미지 센서 공장이 있는 구마모토현에 들어설 예정으로, 2022년 짓기 시작해 2024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근 반도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의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1980년대 후반 일본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반도체 강국이었으나, 관련 산업 육성에 실패하며 경쟁력을 잃고 한국에 밀려났다. 현재는 점유율이 10% 안팎으로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대대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일본 경제안보상은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없이는 국제사회가 생존할 수 없도록 뛰어난 영역을 어떻게 구축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외에 10년 후 국가 포지셔닝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도 신속히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2021년 통상백서'를 통해 반도체 산업 부활을 통한 경제 안보 달성을 핵심 정책 과제로 제시한 데 이어,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연구개발부터 소재, 장비, 제조까지 자국 기업으로 꾸리는 ‘주식회사 일본' 전략을 고집하던 일본 정부가 기업의 ‘국적'보다 ‘지정학적 위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TSMC와 마이크론에 대한 대대적인 보조금 지원이 그 일환으로, 일본 정부는 TSMC의 파운드리 공장에는 5000억엔(약 5조원), 마이크론의 D램 공장도 총 8000억엔(약 8조원) 중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뿐만 아니라 안전보장 관점에서도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중국 등 각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 역시 지난 6월 결정한 성장 전략에서 첨단 반도체 기술의 개발과 공장 입지 추진 방침을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장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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