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가 무섭다면 여긴 어때?_#돈쓸신잡_16

김초혜 2021. 10. 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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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건 무섭지만, 아예 무시하기도 싫은 당신을 위한 투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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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비트코인에 투자를 한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 역시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를 원한다. 물론 다 같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 다른 누군가는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고, 앞으로도 투자할 생각이 없다. 이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람과 투자하지 않는 사람 사이엔 건너기 어려운 강이 놓여있다. 이 둘은 같은 현상을 놓고도 전혀 다른 상상을 하는 사람이며, 상대방을 설득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객관적인 상황만 놓고 따져보자. 비트코인이 탄생한 건 2009년이다. 가상화폐가 이 세상에 등장한지도 이제 10년이 넘은 것이다. 그 사이에 세상은 어떻게 변했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법무부장관은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것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며 엄포를 놨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정부는 비트코인에 대한 과세 체계를 준비 중이다. 즉, 이건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을 어떤 식으로든 인정한 것이다. 미국은 어떤가. 비트코인을 가장 싫어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달러를 위협하는 비트코인을 죽이기 위해서 미국 정부는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대세는 막지 못했다. 최근 미국 금융당국은 비트코인과 관련한 ETF 상품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승인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제각각일 수 있지만, 어쨌든 세상은 이 새로운 자산을 서서히 인정하고 있다. 이건 하나의 의견이 아니라 사실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이라도 비트코인에 투자하라!’라고 주장하려는 건 아니다. 누군가에는 여전히 이 자산이 낯설고, 또 급격하게 오른 가격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럼에도 어떤 식으로든 이 새로운 흐름에 조금이나마 발을 걸쳐놓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다. 직접 투자하는 건 꺼려지고, 그렇다고 아예 무시하기도 어렵고. 바로 이런 사람을 위한 투자처를 정리해봤다. 비트코인 혹은 블록체인 산업의 온기를 듬뿍 전달받을 수 있는 기업들이다.

「 페이팔 (Paypal) 」
실리콘밸리에는 ‘페이팔 마피아’라는 말이 있다. 페이팔 창업 멤버들은 페이팔을 매각하고 뿔뿔이 흩어져 저마다 새로운 회사를 세웠다. 그들은 마피아처럼 서로 끌고 밀어주며 영향력을 키웠다. 링크드인, 유튜브도 페이팔 출신이 만든 서비스다. 또한 테슬라를 세운 일론 머스크 역시 페이팔 마피아의 핵심 멤버다.

페이팔은 온라인 결제기업이다. 전 세계에 약 4억명 가까운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가장 성공한 핀테크 기업이다. 페이팔은 그 어떤 결제 업체보다 재빨리 비트코인을 수용했다. 페이팔이라는 플랫폼으로 비트코인을 사고팔 수도 있고, 물건값을 가상화폐로 지불할 수도 있다.

또한 페이팔 출신 대부분이 비트코인에 호의적이다. 일론 머스크가 얼마나 가상화폐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지는 굳이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사실상 페이팔 마피아의 두목이나 다름 없는 피터 틸도 비트코인에 호의적이다. 그가 세운 빅데이터 회사 팔란티어 역시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을 허용했다.

「 코인베이스 (Coinba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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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에서 골드 러시 광풍이 불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일확천금을 노리기 위해 금광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 광풍에서 결국 돈을 번 것은 광부들이 아니라 광부들에게 채굴 장비를 빌려준 회사, 광산 인근의 여관, 식당들이었다. 주식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동학개미 운동 덕분에 새롭게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안타깝지만 통계를 보면 지난해 투자를 새로 시작한 사람 중 절반 이상은 돈을 잃었다. 어쩔 수 없다.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돈을 잃든 벌든 이 과정에서 돈을 버는 곳이 있다. 바로 증권사다. 증권사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종목을 사고팔 때마다 수수료를 챙긴다. 개인은 주식을 매매할 때마다 돈을 잃기도, 벌기도 하지만 증권사는 무조건 수수료 수익을 올린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가상화폐 시장도 비슷한 구조다. 어떤 사람은 비트코인에 장기투자를 하지만, 누군가는 수시로 알트코인을 사고판다. 그리고 코인 거래소는 이 모든 거래에서 수수료를 챙긴다. 미국 최대 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지난 4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즉, ‘증권 거래소’에 ‘암호 화폐 거래소’가 상장한 것인데, 이 자체가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비트코인 투자가 겁난다면, 비트코인 거래소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 디즈니 (Disney) 」
페이팔과 코인베이스는 가상화폐와 직접 연관이 있는 기업인데, 디즈니는 조금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제작하는 미디어 콘텐츠 기업이 어떻게 블록체인 산업의 수혜를 누릴 수 있을까.

일단 NFT(대체불가능토큰)에 대한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NFT에 대한 정의는 몇 줄로 설명하기 꽤 복잡하다. 그럼에도 최대한 간결하게 표현하자면 NFT란 ‘디지털 자산에 붙이는 보증서’라고 보면 된다. 예컨대, 디지털 파일로 존재하는 영상, 음악, 사진은 무한 복제가 가능하다. 그래서 ‘원본’이라는 개념 자체가 희미하다. 하지만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NFT를 적용하면 마치 원본이 존재하는 미술 작품처럼 디지털 자산에도 ‘정품 보증서’ 딱지를 붙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NFT는 유명 화가의 작품처럼 개인끼리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다시 디즈니로 돌아와 보자. 디즈니는 전 세계 최대 콘텐츠 기업이다. 디즈니가 그들의 콘텐츠에 NFT를 접목할 거라고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정해진 미래라고 보고 있다. 이미 마블코믹스(디즈니 소유)의 라이벌인 DC코믹스는 배트맨, 원더우먼 등의 캐릭터를 활용해 NFT를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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