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삼킨 '그알' PD출신 CEO, 1년전 '유퀴즈' 예언 화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한다. 에디슨모터스의 직원은 180명, 쌍용차는 4800명이다. 이 때문에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서울회생법원은 20일 오후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과 EY한영회계법인으로부터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이엘비엔티 컨소시엄 두 곳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에 대한 의견을 보고받고 이같이 결정했다.
기적 같은 인수합병을 해낸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대표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 PD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번 인수 합병을 계기로 강 대표가 지난해 10월 TVN 예능 ‘유퀴즈온더블록’에 출연해 유재석·조세호와 나눴던 인터뷰가 재차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1년 전 인터뷰에서 “과거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먹었다. 앞으로는 빠른 물고기가 큰 물고기를 먹는다”는 말을 소개했다. 또 ‘이력서에 추가하고 싶은 한 줄’을 묻는 질문에 "'세계에서 가장 수준이 높고 품질 수준이 높은 전기차를 개발해서 우리나라를 빛냈다'(라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쌍용차 인수로 그 꿈에 한발 성큼 다가선 셈이다.
끝없는 변신
그는 1985년 KBS 공채 11기 PD였으며 1991년에는 SBS로 이직했다. 1998년에는 방송 외주 제작사를 설립했다. 2003년에는 폐기물 업체 CEO가 됐다. 그리고 2017년에는 전기차 제조회사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해 CEO가 됐다. 월급을 받는 PD에서 외주 제작사의 대표로, 또 폐기물업체에 이어 전기차회사 대표로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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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이라는 회사 이름
강 대표는 “2016년 테슬라가 나왔다. 2017년 전기차 회사를 인수했는데 기왕 시작하면 테슬라를 넘어서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했다. 테슬라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 에디슨이다. 10년 이내에 테슬라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로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그는 “늘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39세 때 IMF였다. 선배들이 나가면 죽는다고 했다. 나가니 투자를 받을 수가 없었다. 외주 제작사를 만들라고 선배들이 권하더라”고 했다. ‘TV 특종 놀라운 세상’, ‘호기심 천국’ 등의 프로를 제작해 공급했다. 공중파 3개사가 모두 거래처였다. 그는 “첫해 (매출) 12억, 둘째 해 40여억원, 셋째 해 75억, 넷째 해에 100억 넘게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후 폐기물 소각로 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그는 “그 회사를 3년 잘 키워서 480억원에 팔았다”고 했다. 이어 “경주 세종 등에서 한 사업은 1138억원에 매각했다. 세금만 240억원을 냈다”며 "그 회사가 최근에 세계적 자산 운용사에 8700억원에 팔렸다"고 덧붙였다.
다시 전기차 사업을 한 이유
‘1000억 넘게 벌었으면 좀 쉬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강 대표는 “그때 『에너지혁명 2030』이라는 책을 읽었다. ‘2030년이면 내연기관이 사라지고 전기차 세상이 온다’는 내용이었다. 우리나라는 대비를 안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유유자적하고 사는 게 좋을지 우리나라를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죽는 게 좋을지 고민했다”며 “사회공헌을 하고 신기술에 투자하는 도전을 해봐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전 재산을 투자해 전기차 회사를 인수했다”고에디슨모터스를 인수했던 2017년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첫해보다 두 번째 해에 매출도 줄고 적자도 늘었다. 감당 못 할 일을 도전했나란 생각에 두려웠다”고 했다. 그 위기를 딛고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 업체로 자리를 잡으며 성장을 거듭했다.
그는 “가족들이 왜 회사에는 요즘도 몇십억원씩가져다주면서 왜 집에는 ’비싼 것 사지 말아라’,‘근검절약하라’고 하냐며 불만이 많다”고 했다. 그는 “돈 더 버는 것보다 의미 있는 일 하고 싶다. 우리나라가 더 잘사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클라우디오 슈밥이라는 미래학자의 말도 인용해 “과거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였다. 그러나 요즘은 빠른 물고기가 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미로를 찾아 헤매는 게 아니라 건너뛰어서 좋은 물건을 만들자”는 기업의 혁신 정신을 소개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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