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멋지게 발쏴~" 포스트잇 100장 누리호 D-데이 응원

심석용 2021. 10. 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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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역 매표소 주변에 설치된 누리호 부스에 응원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 잇이 붙어있다. 심석용 기자

2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매표소 근처로 발걸음을 옮기자 기다란 로켓 모형이 서 있는 6×6㎡ 규모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로켓 모형 뒤 대형 모니터에선 로켓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영상을 유심히 보던 회사원 김모(43)씨는 펜을 꺼내 짧은 글을 쓴 뒤 포스트잇을 로켓 모형에 붙였다. 그는 “나로호 발사 때 우주 발사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출장 때문에 서울에 왔는데 마침 누리호 모형이 있길래 반가워서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며 웃었다.

이 부스는 이날 오후 전남 고흥군에서 발사를 앞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홍보 부스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용역업체에 의뢰해 지난달 15일 만들었다.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누리호에 관심을 환기하고, 발사과정 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부스 왼편엔 누리호 10분의 1 크기의 모형과 함께 KSR-1 로켓, 나로호의 모습을 본뜬 모형을 비치했다. 오른편엔 누리호 개발 과정 중 주요 순간과 개발진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붙였다.


발사일 다가오며 늘어난 관심


21일 오전 서울역 매표소 주변에 설치된 누리호 부스에 '누리호 발사 D-DAY'를 알리는 안내판이 놓여 있다. 심석용 기자
부스 용역업체 등에 따르면 설치 초기엔 손님이 많지 않았다. 기차 시간을 기다리던 일부 승객이 와서 흘깃 보고 가는 정도였다. 그러나 누리호 발사일이 다가오면서 여러 번 부스를 찾는 이들이 생길 정도로 이용객이 많아졌다고 한다. 누리호를 향한 응원 글도 점차 늘었다.

실제로 이날 부스 로켓 모형은 누리호를 응원하는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으로 빼곡했다. 모형 상단에는 “누리호야 사고로 추락하지 말고 조심히 잘 다녀와”, “누리호야 우주에서 꼭 만나자” 등 어린이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응원글이 자리했다. 가운데엔 “제가 누리호 배관설계 했어요.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라고 적힌 포스트잇이 있었다.

누리호의 발사 모습을 묘사한 듯한 그림이 그려진 포스트잇도 로켓 모형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부스 아르바이트생 조효진(25)씨는 “최근 부스를 찾아와 누리호와 나로호의 차이점이 뭔지, 언제 누리호를 발사하는 건지 등 묻는 이들이 늘었다”며 “주로 부모님과 같이 온 어린이와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응원 글을 많이 남기고 간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탓에 무산된 현장 응원


21일 오전 서울역 누리호 부스에 놓여진 누리호 모형. 실제 크기의 10분의 1이다. 심석용 기자
한편 항공우주연구원은 서울역 부스 내 대형 모니터 3개에서 이날 누리호 발사 현장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누리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누리호 발사 현장 응원 등이 무산된 점도 고려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전남 고흥군은 누리호 발사 현지 방문 자제를 요청했다. 당초 우주 발사 전망대 등을 개방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현장 응원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발사시각 전후로 나로우주센터로부터 반경 3㎞의 접근이 제한된다. 2013년 나로호 발사와 2018년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당시 방문객이 몰렸던 고흥우주발사전망대도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출입을 통제한다. 고흥군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고심 끝에 전망대를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며 “현장응원 금지를 발표한 뒤에도 발사현장을 지켜볼 수 있는지 묻는 전화가 하루에 40통 가까이 올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21일 오전 서울역 매표소 주변에 설치된 누리호 부스에 응원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 잇이 붙어있다. 심석용 기자

누리호는 지난 20일 오전 격납고를 출발해 1.5㎞ 떨어진 발사장에 도착했다. 48m 높이의 엄빌리컬 타워(umbilical tower) 옆에 기립했다. 기술적 점검을 마친 뒤 선채로 지구에서 마지막 하룻밤을 보냈다. 누리호 발사는 21일 오후 4시로 예정돼 있지만, 기상환경이나 우주 상황 등에 따라 연기할 수도 있다. 누리호발사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최종 발사시각을 발표할 방침이다. 발사 성공 시 한국은 자체발사체로 우주에 실용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세계 7번째 나라가 된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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