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뷰㉜] 미꽃 "손글씨, 힐링·성취감 손쉽게 얻을 수 있어"

류지윤 2021. 10. 2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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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개선 고백
"나만의 시간 활용 중요"
클래스톡서 온라인 강좌 중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크리에이터 미꽃(최현미)는, 손글씨를 시작하기 전까지 평범한 주부였다고 고백했다. 결혼 후 임신과 출산, 육아로 지쳐있던 어느 날, 예쁜 손글씨를 발견하고 '나도 한 번 따라 써보자'라는 생각을 한 것이 미꽃의 시작이었다. 옆에 아이를 재우고 공책과 펜만 챙긴 채 예쁜 손글씨를 찾아 그림 그리듯이 따라 그렸다. 그는 글씨를 쓸 때만큼은 자신만의 세계에 잠시 빠질 수 있었다.


"손글씨를 쓰면서 우울증이 치료됐어요. 어떻게 글씨만 써서 우울증이 나아지냐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예쁜 글씨를 봐서 기분이 좋고, 나도 할 수 있다란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어요. 또 온라인 카페 같은 곳에 올리면 사람들의 반응이 좋더라고요. 희열을 느끼고 자존감도 높아졌죠. 그렇게 손글씨에 빠져서 지금은 제 업이 된 것 같아요."


그는 손글씨 콘텐츠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로 접근했지만, 자녀들이 많이 사용하는 틱톡을 주 플랫폼으로 선택했다. 틱톡에서는 꽃석봉으로 활동 중이다.


"우리 아이들이 틱톡을 많이 하길래 처음에는 '무슨 재미야' 하다가 어느새 밤새 보고 있는 절 발견했어요.(웃음) 짧은 시간 안에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직관적이고 좋더라고요. 그리고 나이가 어린 사용자들이 많아요. 그들이 볼 때는 어른처럼 멋진 글씨보다 예쁜 손글씨가 더 와닿은 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이 많이 좋아해 주더라고요."


지금은 컴퓨터 문서로 작업하는 일이 많아지고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의 발달로 디지털 저장을 해 손글씨를 쓰는 일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손글씨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생각이다.


"예전에는 우리 모든 걸 손으로 필기하면서 배웠잖아요. 글씨를 잘 써도 '어 글씨 잘 쓰는구나'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지금은 글씨 쓸 일이 별로 없다 보니 글씨를 잘 쓰면 대단한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이런 점에서 손글씨를 잘 쓰는 사람도 함께 좋은 평가를 받고, 찾는 곳들이 많아질 것 같아요."


그는 현재 온라인에서 악필 교정, 손글씨 심화과정 강좌를 진행 중이다. 왼손잡이 초등학교 2학년 학생부터 60대 남성까지 약 8000여 명의 사람들이 손글씨를 예쁘기 쓰기 위해 그의 수업을 듣고 있다. 12월 1일 온라인 클래스 101에서도 온라인 강의를 오픈한다.


"수업을 듣게 되면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쓰면 좋을지 알려드려요. 수업이 끝나고 나면 본인들이 쓴 글씨를 커뮤니티에 올려주시는데, 하루에 많으면 500개 정도가 돼요. 그걸 매일 개인적으로 피드백을 해드리고 있어요. 온라인 강의지만 피드백을 받고, 영상도 계속 반복해서 볼 수 있으니 의지가 있다면 실력이 늘 수밖에 없어요."


그는 손글씨 하나로 생각보다 여러 곳에서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길 권했다.


"현재 저는 CJ ENM이 영아들을 위해 만드는 온라인 영상에 참여하고 있고, 가수분들의 프로모션 요청이 올 때도 있어요. 가수 안예은 씨 같은 경우는 한글날 경험으로 열 달 아흐레 프로젝트를 했는데 앨범을 소개하는 글씨를 쓰기도 했어요. 그것 말고도 엽서 등의 외주 작업이 많이 들어와요."


스스로 생각하는 손글씨의 매력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를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정적인 분위기에서 힐링하는 느낌을 좋아하고, 어떤 분들은 만년필이나 예쁜 걸 좋아해 글씨 쓰는 행위 자체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고요. 제가 생각하는 장점은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글씨 연습을 하면서 좋은 글을 읽고 얻을 수 있는 심적 여유가 생겨요."


글씨는 곧 자신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고, 평생 취미가 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있다.


"대단한 결심을 해야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더 늦기 전에 예쁘고 반듯한 글씨를 쓸 수 있으면 좋잖아요. 생각보다 글씨를 쓰는 행위와 결과물이 주는 힐링과 울림이 커요. 내가 스스로 해냈을 때 거기서 오는 희열은 말할 수 없는 기쁨이거든요."


미꽃은 본취미가 생업이 된다는 게 축복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일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고충이랄 것도 사실 없다고 말했다.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그냥 글씨가 좋아서 쓰기 시작했고, 강사가 됐고, 이 일로 돈을 벌게 됐어요. 시작하지 않았으면 그냥 평범한 아기 엄마였겠죠. 체력적으로 힘든 거야 특별한 건 아닌 것 같아요. 힘들면 맥주 한 잔 마시면 되더라고요. 하하."


아직까지 크리에이터, 손글씨를 통해 무언가를 대단하게 이루고 싶은 목표는 없다. 다만 위드 코리아가 선포되면 오프라인으로 많은 사람들의 손글씨를 교정해 주고 싶다.


"저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 강한 사람이에요. 대면 강의를 하면 파지법을 잡아줄 수 있고,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수정과 소통이 가능해요. 훨씬 더 효율적으로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온, 오프라인에서 좋은 강사가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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