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성화 베이징 도착, 漢제국 등잔서 내년 2월까지 보관
2008년 "강한성당(强漢盛唐)"과 같은 메시지
코로나19 탓 성화 봉송은 사흘로 크게 줄여
내년 2월 4일 개막하는 2022 동계 올림픽을 밝힐 성화가 20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베이징시는 이날 성화 환영식을 열고 불씨가 과거 중국 서한(西漢) 제국의 궁전 장신궁(長信宮)을 비췄던 등잔을 모티브로 한 ‘중화 첫 번째 등잔(中華第一燈)’에서 내년 2월 2일까지 보관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 봉송은 내년 개막 사흘 전 올림픽 경기장이 자리한 베이징과 옌칭(延慶), 장자커우(張家口) 세 곳에서 1200명의 주자가 참가한다. 지난 2018년 한국 평창 올림픽 당시 성화 봉송이 2017년 11월 1일부터 101일간 7500여 주자가 전국을 일주했던 것과 달리 크게 축소됐다. 베이징 올림픽 위원회는 코로나19를 축소 이유로 들었다. 대신 일반인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방식으로 인터넷에서 성화를 감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축소된 성화 봉송 대신 성화등의 디자인을 강조했다. 성화의 봉송보다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서다. 과거 한 제국 궁궐의 등잔을 모티브로 삼은 것은 지난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개막식 공연의 주제가 ‘강한 한 제국, 번성한 당 제국(强漢盛唐)’이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강한성당’이란 메시지는 성화 봉송 엠블럼(문장)에서 더욱 강조됐다. 조직위 측은 성화 릴레이 엠블럼 디자인의 이념에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와 시대 정신을 보여주고, 더욱 강해진 민족 자부심과 결속력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한 제국의 등잔을 모티브로 한 이유로는 “영원한 신념”을 내걸었다. 조직위는 “장신(長信)은 ‘영원한 신념’을 상징한다”며 “인간의 광명과 희망에 대한 추구와 동경을 대표한다”고 했다. “장신궁 등잔은 2000여 년 전 서한 궁전의 등잔”으로 “모습이 깜찍하면서 화려하고, 디자인은 교묘하면서 환경보호를 고려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성화봉 명칭은 날아오른다는 뜻의 “비양(飛揚)”이라고 지었다. 성화등의 윗부분의 붉은 리본이 불씨를 휘감아 날아오르는 모습과 통일시킨 디자인이라고 설명한다.
장신궁 등잔은 이번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에서 지난 1968년 출토됐다. 기원전 한나라 6대 황제인 경제(景帝)의 아들 중산정왕(中山靖王) 유승(劉勝)과 그의 처 두관(竇綰)의 묘인 만성한묘(滿城漢墓)에서다. 유승은 한 제국의 최대 번성기를 이룬 무제(武帝)와 배다른 형제로 삼국지 유비의 조상이다. 장신궁 등잔은 한나라 황실의 태후가 머물던 궁전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진품은 스자좡(石家莊)의 허베이 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베이징=신경진특파원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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