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원 시계산다던 '당근' 구매자.."한번 차보겠다" 들고 튀어

고석현 2021. 10. 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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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당근마켓에 올린 명품 시계. 연합뉴스

고가의 중고 명품시계를 대면 판매하던 중, 거래 상대방에게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1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날 오전 5시쯤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정문 인근에서 오메가 손목시계를 구매할 것처럼 접근해 시계를 차고 달아난 남성을 뒤쫓고 있다. 도난당한 오메가 시계는 시중에서 900만원대에 판매되는 고가의 제품이라고 한다.

피해자 A씨는 같은 날 오전 2시 30분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이 시계를 판다는 글을 올렸고, 약 1시간 30분 뒤인 오전 4시쯤 남성 B씨가 연락을 해온다. B씨는"지금 만나서 시계를 볼 수 있느냐"고 채팅으로 물었고, A씨는 이른 새벽이었지만 시계를 빨리 팔고 싶은 마음에 별다른 의심 없이 응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오전 4시 50분쯤 홍대 정문 근처에서 만났다. 이른 시간이라 인근에는 인적이 없었다고 한다. B씨는 시계 시착용을 요구했고, A씨는 이를 승낙했다. 오메가 시계를 손목에 착용한 채 약 3분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B씨는 느닷없이 A씨가 가져온 보증서를 집어 들고 달리기 시작했다.

A씨는 급히 뒤를 쫓으며 112에 신고하고, 약 300m를 추격했지만, 골목에서 남성을 놓치고 말았다. 곧바로 출동한 경찰관들과 약 30분간 주변을 수색했지만 결국 잡을 수 없었다. B씨는 범행 직후 '당근마켓'을 탈퇴했고, A씨에겐 휴대전화 번호 등 신상정보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아무리 새벽이어도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어이가 없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그에 따르면 범인은 짧은 머리에 마른 체구로, 키가 170㎝대 초중반이다.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젊은 인상이었다고 한다.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범인의 동선을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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